한국어 배우는 타민족 증가
‘훈민정음 반포 577돌 한글날’… 한국어 열풍
동부 35개교 5265명 한국어반 수강, 학생 급증
K드라마 팬인 엄마에 K뷰티에 빠진 언니, BTS 광팬 친구까지. 다니던 고등학교에 한국어가 정규 외국어 과목으로 채택되며 처음 한국어를 배웠고, 대학 입학 후엔 현재까지도 온라인 클래스로 한국어를 공부하고 있는 한 타민족 학생 A씨의 이야기다.
9일 ‘577돌 한글날’을 맞은 가운데, 미국에서는 한류 인기가 한국어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면서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들이 급증한 것으로 파악됐다.
뉴욕한국교육원에 따르면, 2023~2024학년도 한국어를 정규 외국어 과목으로 채택 중인 동부지역(뉴욕·뉴저지·펜실베이니아·커네티컷·델라웨어) 35개 학교의 한국어반 학생 수는 총 5265명이다.
2021~2022학년도 27개교에서 4581명, 2022~2023학년도 30개교에서 4753명이 한국어반을 수강하는 등 매년 증가세를 보였다.
뉴욕 일원의 정규학교 한국어반 개설을 위해 노력해 온 미주한국어재단은 “2010년 수강생 26명으로 시작한 것을 고려하면 엄청난 속도의 성장”이라고 설명했다.
뉴저지 팰리세이즈파크고교에서 14년째 한국어를 가르치는 황정숙 교사는 “뉴저지에서 처음으로 한국어반이 개설될 당시 수강생은 20명에 불과했다”며 “이듬해 수강생이 100명으로 늘어나자 학교 측에서 한국어 수업 수와 대상 학년을 확대했다”고 전했다. 특히 그는 “예전에는 한인 학생이 70%, 외국 학생이 30% 정도였다면 현재는 비율도 비슷해졌다”고 덧붙였다.
심지어 영어보다 한국어를 먼저 배운 이민자 학생도 늘었다. 데모크라시프렙차터고교의 한국어 교사 나리 코발스키는 “아프리카, 멕시코 등에서 넘어와 영어가 서툰 학생들이 한국어 교실에 등록하는데, 칠판에 예시를 써서 보여주면 오히려 빨리 배운다”며 “과학적이고 쉽게 배울 수 있는 한국어의 우수성 덕분”이라고 전했다.
그는 “한국어가 특수성이 있어 명문 대학에 지원할 때 베니핏이 있다”며 “대입에도 유리하고,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것 같아 한국어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한국 기업 취직을 목표로 한국어를 배우는 경우도 있다.
다만 아직 발전시킬 부분은 많다는 것이 한국어 교육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이광호 미주한국어재단 이사장은 “팬데믹에 대학입학자격시험(SAT) 한국어과목이 폐지됐기 때문에 한국어를 AP 과목에 넣으려 노력 중”이라며 “양질의 한국어 교사 양성에도 힘써야 한다”고 전했다.
윤지혜 기자 yoon.jihye@koreadailyn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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