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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마당] 추석을 보내며

엊그제 뉴욕의 달 모습은
 
낮의 맑은 흰 구름을 바람이
 
몰고 다니더니만 한밤이 되니
 
높은 하늘에 그 옛날
 


시녀가 임금님을 모시듯
 
하늘 가득히 달님을 모시듯 한
 
구름의 모습이 아름답기만 하구나
 
가로등과 함께 보름달 빛이 어우러져
 
환히 내리는 우리 집 뒷마당에서
 
커피잔에 달빛을 담아 마시니
 
절로 흥취가 도도해져 그동안
 
배 아프고 마음 아팠던 사건은
 
어느새 옛날이야기 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나는 늘 이곳이 외롭지만
 
떠날 수 없는 이유가 되고 만다.
 
나 혼자만의 느끼는 이 맛을 뉘가 알리.
 
 
 
세상을 잘못 보기보다는
 
장님이 훨씬 낫다는….
 
속담처럼 더러운 군상들의 삶은
 
아니 보는 것이 상책이다
 
나 홀로 여기서 느끼는 세상은
 
바깥 세상살이와는 그 감정이 판이하다.
 
그래서 나이가 들면 자꾸 낙향하는
 
사람들이 늘어 가는가 보다.
 
사람은 사람과 어우러져
 
사는 게 제맛이 나지만….
 
반면에 피곤한 인생이 되기도 한다.
 
 
 
가끔 TV에 산골,
 
그것도 인적이 전무한 첩첩 산골에
 
토담집을 지어놓고 혼자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면 그거이 기인인지….
 
정신이 약간 간 사람인지
 
괜히 나까지 헷갈릴 때가 있다.
 
그러나 그들은 말한다
 
‘자연왈도’ 라고
 
저절로 그러함을 진리 내지는
 
이치라고 한다.
 
모든 진리는 자연에 있으니
 
자연에 순응하라는 말이라 본다.
 
대부분이 맑고 건강한 모습에
 
행복한 삶을 누린다고 말한다.
 
 
 
세상 순리대로
 
사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크게 출세한 사람들은 역류하는
 
고기처럼 도전하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고기는 본능대로 자연(물길)을
 
거슬러 올라가야 살길이 열린다.
 
사람은 자연( 세상)을 역류하다 보면
 
해서는 안 될 짓을 하게 된다
 
해서 강절도, 사기, 모리배,
 
파렴치한 정치인들도 생기는 것이다.
 
 
 
스스로 껍질을
 
깨고 나오면 병아리가 되지만,
 
남이 깨면 계란 후라이“가 되는 법이다.
 
스스로 깨치기엔 삶이 너무
 
고달프고 벅찬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계란 후라이로 마감하는
 
인생은 아니 되어야 할 것이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앉아
 
등짝의 찬 기운에 움찔해 지면서
 
시간을 보니 어느새
 
밤 1시가 넘어가고 있다.
 
억겁이 지나도 변함없는 자연의 조화
 
뉴욕에도 밤이슬이 내렸기 때문이다.

황일봉 / 장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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