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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헌수의 활력의 샘물] 소유냐 존재냐

손헌수

손헌수

‘가진다’고 하는 것이 실제로 가지는 것일까? 인간은 모두 죽기에 무언가를 가져봐야 한평생에 불과하다. 그래서 ‘소유’라고 하는 양식을 버리고, ‘존재 양식’을 받아들이는 것이 불안을 극복하는 길이라는 말이 있다.
 
최근에 번창하는 기업들 중에는 이렇게 ‘소유’라는 개념을 버리고 대신 ‘플랫폼’을 제공하거나 ‘공유’의 가치를 사업화한 기업들이 많다. ‘존재 양식’을 이용한 것이다.
 
택시회사인 우버(Uber)는 정작 택시를 한대도 보유하고 있지 않다. 승객과 택시를 연결만 해준다. 온라인에 새로운 소식을 매일 업데이트하는 메타(Meta)는 어떤가? 페이스북(Facebook)이라는 이름으로 정작 자신들의 사이트에 올라오는 콘텐츠를 자신들은 하나도 만들지 않는다. 모두 사이트의 이용자들이 매일매일 만들고 서로 공유하는 것이다. 유튜브, 역시 사용자들이 내용을 올리고 다른 사용자들이 그것을 보면서 서로 공유한다. 세계에서 가장 큰 전자상거래 사이트인 아마존(Amazon) 이나 알리바바(Alibaba)도 물건을 제작하는 회사가 아니다. 자신들은 상품을 중개만 하는 것이다. 넷플릭스(Netflix) 역시 영화관은 하나도 가지고 있지 않다. 이용자들이 영화를 집에서 텔레비젼으로 보든지, 전화기로 본다. 이런 기세를 몰아 넷플릭스는 요즘 직접 영화를 만들고 있다. 하지만, 처음에 넷플릭스는 영화사로부터 영화를 구매해서 회원들에게 공급하는 역할만 했다. 이렇게 성공하자 이제는 영화를 제작해서 보급한다. 한때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컴퓨터를 판매했던 델(Dell), 역시 매장이 없다. 구매자들이 온라인으로 컴퓨터를 주문하면, 중국에서 들여온 값싼 부품들을 창고에서 조립해서 바로 배달을 한다. 휴가철에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숙박을 위해 이용하는 에어비앤비(Airbnb) 역시 자신들은 숙박시설을 하나도 보유하고 있지 않다. 이 회사 역시 빈 집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과 그 집을 이용하려는 사람들을 온라인으로 연결해주면서 엄청난 수익을 올리고 있다.      
 
이미 현대 시장을 지배하는 많은 기업들이 존재 양식 또는 공유라는 개념을 현실에 적용하고 있는 것이다. 직원 고용도 점차 이 존재 양식을 현실에 적용하는 예가 늘고 있다.
 


영국의 한 소프트 웨어 개발 회사에는 유능한 직원이 한명 있었다. 그는 프로그램 개발 실력을 인정받아 회사에서 12만 파운드 이상 고액의 연봉을 받아 왔다. 그런데 이 회사의 감사팀이 이상한 사실을 발견한다. 이 회사의 감사팀에서 이 직원의 인터넷 접속 기록들을 살펴 보니, 이 직원은 평소 근무 시간에 늘 페이스 북이나 뉴스를 보고 이것 저것 잡다한 개인 업무들을 처리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면 도대체 이 직원은 회사가 시킨 소프트 웨어 개발을 언제 하는 것이었을까? 이 회사의 감사팀에서 발견한 사실은 충격적이었다.  
 
이 직원은 회사에서 개발 업무를 맡기면 자신이 맡은 일을 인도나 중국에 있는 아웃소싱 회사에 의뢰를 했다. 중국이나 인도에는 값싸고 뛰어난 인력들이 많이 있었기에 이 직원이 의뢰한 업무를 아주 싼 값에 신속하고 정확하게 처리했던 것이었다. 이 직원은 연간 대략 2만파운드 정도의 싼 값에 자신의 업무를 외부에 맡겨 왔던 것이다. 그는 회사에서 12만 파운드의 연봉을 받았으니 자신은 일을 하나도 하지 않고 매년 10만 파운드를 남겨왔던 것이다. 게다가 이 직원은 이 회사에 다니면서 동시에 다른 소프트 웨어 회사와도 계약을 맺고 프리랜서로 일을 하고 있었다. 프리랜서로서 맡은 일도 그는 역시 중국이나 인도에 있는 아웃소싱 회사에 의뢰했고, 자신은 수수료 차익을 가져갔다.  
 
이 직원은 정규직원이었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어 이 회사에서는 결국 해고되었다. 하지만, 그가 만일 자신이 고용된 회사에서 프리랜서로 일을 했다면, 그가 한 일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 사실 오늘날 많은 회사들이 이 직원과 같은 정규직원을 고용하는 대신, 아웃소싱으로 많은 일들을 처리하고 있다. (변호사, 공인회계사)  
 
 
 

손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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