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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들 추석 풍경 달라졌다

한인 이민 역사 길어지며
성묘 문화 새로 자리잡아
추석 쇠는 가정 점점 줄어

 
“추석이 언제인지도 정확히 모르겠다. 한국 방송 보다가 ‘지금이 추석이구나’ 하는 정도.”  
 
지구 반대편 한국에서는 엿새간 이어질 황금연휴에 귀성객들로 북적이는 가운데 뉴욕 일원 한인들은 비교적 조용한 추석을 보내고 있다.  
 
은퇴 후 남편과 뉴저지에 거주 중인 60대 김 모 씨는 “아들이 독립해서 나간 후 남편과 둘만 있다 보니 한인마트에서 송편 사먹는 정도다. 추석인지도 모르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NYU에 재학 중인 유학생 오 모 씨도 “2년 전만 해도 추석 때 한국 가족들과 영상통화도 하고 그랬는데, 이제는 과제 때문에 정신이 없어 그마저도 못한다”며, “추석 맞이 교내 네트워킹 행사 등이 있긴 하지만 명절을 챙기기보다는 네트워킹에 의미를 두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과거와 달리 추석 맞이 행사도 줄어들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각종 한인 단체들 주최로 성대한 추석 맞이 행사가 열렸지만, 올해 뉴욕·뉴저지 일원에서 개최되는 추석 행사는 손에 꼽힐 정도다. 10년 전까지 미동부 추석대잔치를 주최해온 뉴욕한인청과협회의 신정용 전 회장은 “추석에 대한 한인들 관심이 줄면서 행사에 대한 관심도 줄었다”며, “세대가 교체되며 추석에 대한 관심이 줄었고, 예전만큼 수익을 내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고국을 그리워하는 마음으로 추석 명절을 챙기던 한인 1세들과 달리 미국에서 태어나거나 자란 1.5세, 2세들은 추석이라는 명절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고 관심이 없다는 설명이다.


 
이런 상황 속 한인 기업들부터 앞장서서 추석 명절을 휴일로 지정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퀸즈의 30대 직장인 김 모 씨는 “회사도 가야 하고, 아이들도 학교에 보내야 하니 가족끼리 모이기도 어렵고, 추석까지 챙기기에는 여유가 없다”고 전했다. 추석 명절을 휴무일로 지정한 키스그룹은 “한인 회사들이 명절 당일을 휴무일로 지정해 한국 전통 문화를 이어나갈 수 있도록 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한인 이민 역사가 길어지며 새로 자리 잡은 추석 문화도 있다. 중앙장의사의 하봉호 공인장례사는 “그동안은 이민 역사가 짧아 성묘 문화가 없었는데, 이제 별세한 1세들이 늘어나며 성묘 문화가 자리잡았다”고 전했다. 그는 “성묘 하는 한인들이 예전에 비해 많이 늘어났고, 성묘를 가족끼리 결속하는 기회로 삼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1975년 자녀 3명을 데리고 뉴욕에 이민 온 80대 홍 모 씨는 “주류사회에 잘 적응한 자식들이 자랑스럽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한국 문화를 제대로 모르는 1.5, 2세들의 모습에 가슴이 쓰리기도 하다”고 추석을 지나치는 현재 분위기에 씁쓸함을 표했다.
 
윤지혜 기자 yoon.jihye@koreadailyny.com

윤지혜 기자 yoon.jihye@koreadailyn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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