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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청년들은 왜 사이비에 빠질까

장수아 사회부 기자

장수아 사회부 기자

지난 12일 애틀랜타 교외에서 발생한 한국 여성 피살 사건은 한인 사회와 교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그리스도의 군사들(Soldiers of Christ)’이라는 종교단체 소속이라고 밝힌 피의자들은 한국에서 온 30대 여성을 감금한 후 폭행하고 굶겨 결국 숨지게 하였다. 피의자 6명의 연령은 15~26세에 불과했다.
 
최근 경찰은 피해자의 몸에서 발견된 상처들이 해당 종교단체 입단(Initiation)을 위해 의식을 치르는 과정에서 생긴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그리스도의 군사들’이란 집단의 실체는 여전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이들의 범행 동기가 오직 종교적 이유라면 그들은 분명히 잘못된 신념과 사상을 가진 것이다.
 
현재 미국에는 최대 1만 개의 사이비 집단이 존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사이비 집단과 종교의 가장 큰 차이점은 ‘사회적 수용’이라고 말한다.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언어학 교수인 로빈 클라크는 “19세기 어느 시점부터 ‘Cult(사이비 집단)’는 ‘사회적 일탈’로 간주되는 신념과 관행을 지칭했다”고 설명했다.  
 


뉴저지에 기반을 두고 있는 ‘사이비교육기관(Cult Education Institute)’은 사이비의 특징에 대해 ▶책임없는 권위주의(지도자의 말이 곧 법인 경우) ▶질문이나 비판을 용납하지 않음 ▶불투명한 재무 공개 ▶외부 세계에 대한 비합리적인 두려움(박해에 대한 두려움, 종말론적 사고 등) ▶탈퇴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믿게 함 ▶신체적 또는 정신적 학대 이력 등을 꼽았다.  
 
미국에서 크게 논란이 됐던 사이비 집단으로는  UFO가 자신들을 천국으로 데려갈 것이라고 믿었던 ‘천국의 문(Heaven’s Gate)'과 가이아나 요릭 타운에 본거지를 두고 종말론을 신봉했던 '인민사원(Peoples Temple)'이 있다. 이 두 집단 모두 끔찍한 집단 자살로 막을 내렸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의 비정상적이며 허무맹랑한 이론에 사람들이 빠져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독일의 과학저술가인 마르틴 우르반은 자신의 저서 ‘사람들은 왜 무엇이든 믿고 싶어할까’에서 과학과 신학사를 넘나들며 이에 대해 파헤쳤다.  
 
저자는 ‘불확실에 대한 두려움’를 이유로 짚었다. 인간이 어떤 판단을 내리거나 행동을 해야 할 때 ‘확실함’을 갈급하는 것은 본능이다. 현실에 대해 100% 정답을 갖고 있는 인간은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이럴 때 불합리한 것을 믿을 수 있게 만드는 종교가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는 특히 젊은 층이 쉽게 사이비에 빠지는 경향과도 연관 지어 설명할 수 있다.  유연철 박사(서울신학대 상담심리학 교수, ‘공감’ 심리상담센터 대표)는 현재 한국 내 이단 세력 200만 명 중 절반인 100만 명이 청년층이라고 전했다.  
 
그만큼 청년은 이단에 노출되기 쉬운 연령대라는 것이다.  
 
넷플릭스 방영으로 큰 화제를 모은 ‘JMS’를 추종한 신도의 80% 이상도 소위‘엘리트’ 대학생들이었다. 미래에 대한 불안과 선택의 갈림길에서 불안해하는 청년들에게 사이비 종교의 그럴듯한 교리는 탈출구로 생각될 수 있다.  
 
각 가정과 교계는 청년들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필요하다. 홀로서기를 위한 길에 접어들며 부모와 같은 버팀목이 멀어져가는 것을 느끼는 것은 낯설고 힘든 일이다.  적절한 공급과 지지를 받지 못해 허해진 마음에 미숙한 정신은 자기방어 수단으로 그릇된 것을 넣기가 쉽다.
 
확실함에 갈급해 하며 홀로 잘못된 선택을 하는 것보다 불안정한 상황에서 믿을 수 있는 누군가와 함께함이 때론 바른길이자 지름길임을 알려주자. 언제나 힘들면 쉬어가고, 지치면 기댈 수 있는 그들의 울타리가 되어주겠다고 말해주자.  

장수아 /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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