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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법의 규제로 작아지는 부모의 역할

김예진 사회부 기자

김예진 사회부 기자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는 그동안 성에 대해 남성과 여성이라는 생물학적 구분만을 사용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단순한 생물학적인 성 구분을 거부하는 등 성 정체성에 대한 개념들이 다양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성에 대한 개념 변화는 개인적 고민의 단계를 넘어 사회적 갈등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캘리포니아 주는 현재 자녀의 성 정체성 문제에 대한 부모들의 알 권리 문제를 두고 주 정부와 일부 교육구 간 갈등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가주 검찰은 자녀의 성 정체성에 대한 학부모들의 알 권리를 허용한 치노밸리교육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검찰 측은 학부모에게 알리는 정책이 학생의 사생활 보호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소송을 제기했으며 샌버나디노 수피리어 법원은 검찰의 손을 들어줬다. 이로 인해 학생의 성 정체성 관련 내용을 학부모에 통보하도록 한 치노밸리통합교육구 규정은 임시 금지됐다.  
 
앞서 지난 2월 가주의회는 ‘AB 665’ 법안을 통과시켰다. 가주 공립학교에 재학하는 12세 이상의 자녀에게 학부모가 성 정체성에 대해 강요하면 자녀 양육권을 박탈당할 수 있다는 내용이 골자다. 이 법안은 현재 개빈 뉴섬 가주 주지사의 서명만을 앞두고 있으며, 주지사 서명을 받으면 오는 10월부터 법적 효력이 발효될 수 있다.    
 


또 지난해 10월에는 가주 의회에서 미성년자의 성전환 수술과 치료가 가능토록 한 법안 ‘SB107’이 통과된 바 있다. 이렇듯 현재 가주는 청소년들의 성 정체성 이슈에 대해 어느 주보다 앞서서 적극적으로 지원해주고 있다.
 
지난해 UCLA 법대의 윌리엄스 연구소는 13세 이상의 트렌스젠더가 전국적으로 160만 명에 이를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 연구소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13~17세 미성년자는 미국 인구 비율의 8%를 차지하지만, 트렌스젠더의 비율은 18%나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연방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생물학적 성별과 다른 성 정체성을 가진 고등학생의 비율도 증가세를 보인다.    
 
이처럼 생물학적 성이 아닌 다른 성 정체성을 가진 젠더의 비율 증가에 대해 정부가 미성년자 성 정체성을 적극적으로 보호해주고 있으나, 부모는 자녀의 성 정체성에 대해 알 권리를 박탈당하고 있다.  
 
속담에 ‘피는 물보다 진하다’라는 말이 있는데 이는 가족 간의 끈끈한 유대감을 뜻한다. 특히 부모와 자식의 관계는 천륜이라고 하여 그 어느 것보다 강한 유대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최근 이러한 성 정체성에 대한 갈등 즉, 자녀의 성 정체성을 부모에게 알리지 못하게 하는 제도는 부모와 자녀 간의 관계를 끊어놓고 혈연관계에 대한 갈등과 균열을 조장시키고 있다.
 
자기 심리학의 창시자인 하인즈 코헛은 부모와의 관계 패턴에 따라서 아이들의 성 정체성이 결정된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는 한 예로 부모가 딸의 여성성을 보호해 주고 딸이 여성성을 나타낼 때 칭찬해 주면 딸은 여성이라는 점에 대해서 감사하고 결코 성 정체성에 혼란을 겪지 않고 한 명의 여성으로서 잘 자라나게 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자신의 성 정체성이 부정당하는 경험을 할 때 아이들은 자신의 성 정체성에 혼란을 겪게 된다. 이렇듯 자녀의 문제를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상의하고 돌봐야 하는 의무가 있는 부모가 자녀의 성 정체성에 대한 접근이 차단되는 것은 부모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다.    
 
부모는 자녀가 성인이 될 때까지 보호하고 양육해야 할 의무가 있으며, 자녀의 문제를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상의하고 돌봐야 한다. 그리고 자녀들의 성 정체성이 제대로 확립될 때 개인, 가정, 사회는 더욱 건강하게 발전할 수 있다.

김예진 /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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