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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집털이 기승…한달 새 한인주택 7곳 피해

웨스턴·올림픽 북서쪽에 집중
3명 무장 절도단 대낮에 침입
10만불 상당 금품피해 한인도
감시카메라 부수고 집안 털어

지난 8일 3인조 빈집털이범이 침입해 물건을 훔치는 장면이 집안에 설치된 CCTV에 찍혔다.  [피해자 고명희씨 제공]

지난 8일 3인조 빈집털이범이 침입해 물건을 훔치는 장면이 집안에 설치된 CCTV에 찍혔다. [피해자 고명희씨 제공]

LA한인타운 단독주택 지역에서 최근 한인 6~7가구가 연쇄적으로 빈집털이를 당했다.
 
범죄는 동서로는 웨스턴~크렌쇼, 남북으로 올림픽~윌셔 구역의 한인 밀집지역에서 집중적으로 일어났다.
 
사건들은 3명 이상의 절도단이 오전 11시~오후 5시 낮 시간대 빈집에 침입해 단시간 내 고가의 물건을 털어가는 공통점을 보였다.
 
지난 8일 로레인/8가 인근에 사는 고명희씨는 퇴근 후인 오후 4시 40분쯤 귀가해 현관문이 열려있는 것을 발견했다. 집안으로 들어서자 불안감은 곧 현실로 다가왔다. 2층 옷장에 있어야 할 옷가지들이 1층 현관부터 널브러져 있었다. 위층으로 올라가자 방의 서랍과 옷장들이 모두 열려있었고, 깨진 창문으로 뜯긴 방충망이 보였다.
 
집 안에 있던 링(ring) 카메라 11대는 모조리 훼손돼 있었다.  
 
그중에 영상이 남아있는 카메라를 돌려보고 고씨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손에 칼, 망치 등을 든 흑인 절도범 3명이 집안을 휘젓고 다닌 것.  
 
용의자들이 주택의 드라이브웨이 쪽 고목나무를 밟고 2층 패티오를 통해 침입한 사실도 알아냈다.  
 
고씨는 “아들이 엄마가 그 시간에 왔으면 큰일 날 뻔했다며 걱정했다”며 “금고를 옮기면서 집안의 바닥이며 계단도 다 긁혔다. 남편 롤렉스 시계 2개와 귀금속, 명품 새 제품, 현금이 보관된 금고 등 피해 금액은 10만 달러가 넘는 것으로 예상한다”고 토로했다.  
 
고씨에 따르면 인근 주택가에서 최근 한달새 6~7가구가 이와 비슷한 피해를 봤다.  
 
그는 “올림픽과 웨스트체스터의 지인 부부도 다음 날인 9일 자택이 털렸다. CCTV를 통해 그들 역시 3인조 절도범인 것을 확인했다”며 “피해자는 트라우마를 호소하며 남편과 번갈아서 집을 지키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곳뿐만 아니라 중고명품매장 등 한인타운에서 수많은 한인의 절도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며 “하지만 피해자들은 보복이 두려워서 쉬쉬하는 분위기다. 한인들이 집에 현금이 많다는 소문이 돌면서 타깃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보다 앞서 인근 지역인 올림픽과 3가의 단독주택에 거주하는 김모씨도 1년 전 유사한 사건으로 수십만 달러의 피해를 봤다.  
 
김씨는 “당시 집에 아무도 없던 낮 1시쯤 절도범 6~7명이 떼로 유리창을 부수고 집에 침입해 금고와 현금 등 모조리 훔쳐 달아났다”며 “CCTV를 보니 사건 직전 10대 정도로 보이는 사람들이 집 주위를 빙빙 도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경찰에 신고했지만 1년이 넘도록 범인을 잡지 못했다. 하지만 용의자들이 어리고 무기가 없었기 때문에 체포해도 금방 풀려날 것이라는 게 경찰 측 설명이었다”며 “도대체 누구를 위한 (사법) 정책인지 모르겠다”고 분노했다.  
 
LA경찰국(LAPD) 토니 임 공보관은 “안타깝게도 범인을 체포해도 쉽게 풀려나는 현실에 경찰 역시 무력감을 느끼고 있다”며 “현재 LAPD 경관은 8000명대로 크게 줄었다. 신고에 응하는 속도가 줄어드는 것은 당연하다. 현실을 바꾸기 위해서는 주민들이 투표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다.  
 
LAPD 통계에 따르면 올해 올림픽 경찰서 관할지에서 발생한 ‘빈집털이.침입절도(Burglary)’는 568건이다. 그 중 ‘단독주택’에서 188건(33%)으로, 장소별로 분류했을 때 피해가 가장 컸다. 올림픽 경찰서는 LAPD 21개 지서 중 빈집털이 피해 6위를 기록했다.

장수아 jang.suah@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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