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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유가 107불도 가능” 물가 또 튈까 긴장

[유가 급등 파급효과]
사우디 등 감산 연장 결정에
3개월 새 유가 25% 급반등
어렵게 잡은 물가 다시 불안
일부선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LA 한인타운 주유소.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등의 감산 연장으로 개스값이 다시 큰 폭으로 오르며 물가 상승 우려가 커지고 있다. 김상진 기자

LA 한인타운 주유소.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등의 감산 연장으로 개스값이 다시 큰 폭으로 오르며 물가 상승 우려가 커지고 있다. 김상진 기자

브렌트유를 기준으로 6월 27일 배럴당 74달러3센트까지 하락했던 국제유가가 90달러 선까지 오르면서 물가 상승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유가는 주거비와 함께 물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물가 상승으로 가처분 소득이 줄고 있는 소비자와 인플레이션 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연방준비제도(연준) 모두에게 영향을 미칠 상황이다.
 
90달러대로 오른 유가가 짧은 기간에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는 전문가는 거의 없다. 오히려 100달러 돌파 전망도 적지 않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가 공격적인 공급 삭감을 유지한다는 전제 아래 내년 12월까지 배럴당 107달러까지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가격 상승뿐 아니라 고유가 상황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물가 상승 폭 축소와 소비 증가, 경기 낙관론의 일정 부분이 70달러대로 안정된 유가를 바탕으로 했다는 면에서 유가 상승은 소비와 경제 정책에 모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전국 평균 개스값

전국 평균 개스값

여기에 주택 가격이 들썩이면 유가 상승의 부정적 효과는 더 커진다. 지난 3월 경제정보 분석업체인 펄스노믹스의 설문조사에서 경제학자 100여명은 올해 집값이 2%가량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8월 설문에서는 3.3% 상승할 것으로 전망이 바뀌었다. 수요가 줄었음에도 공급은 더 줄었기 때문이다. 자칫 유가와 집값이 동시에 물가를 자극하는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
 
유가를 밀어 올리는 상황은 단기간에 해결되기도 어려워 보인다. 6월 하순부터 시작된 유가 상승세의 직접적인 원인은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원유 감산 연장 결정이다. 골드만삭스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 공급이 당초 예상보다 하루 50만 배럴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그것만으로도 배럴당 유가가 2달러 더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과거 연방정부는 개스값이 치솟으면 시장 혼란을 막기 위해 전략비축유(SPR)를 방출해 가격을 어느 정도 상쇄했다. 하지만 연방정부는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유가 급등에 대응해 기록적인 양의 비축유를 방출했다. 이 영향으로 비축유 재고는 2021년 말 5억9400만 배럴에서 지난 6월 현재 3억4700만 배럴로 줄었다. 사상 최고치인 2010년 7억2700만 배럴보다 절반 이상 줄었다.  제니퍼 그랜홈 연방 에너지부 장관에 따르면 가격 조정을 위한 방출은커녕 1983년 이후 최저치인 비축량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데만 몇 년이 걸린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제재 대상이었던 이란과 베네수엘라의 원유 공급을 늘리는 외교적 해법이 거론된다. 실제로 사우디아라비아가 감산을 시작한 이후 이란 석유 수출이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가격 하락까지 이어질지는 알 수 없다.
 
최근 경제 전망이 낙관적으로 바뀐 가장 큰 원인이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 폭 둔화였고 CPI 둔화의 가장 큰 원인은 유가 하락이었다. 유가는 지난해 여름부터 올해 4월까지 50%까지 급락하면서 물가를 끌어내렸다. 지난해 6월 전년 동기 대비 9.1%까지 치솟았던 CPI는 지난 6월 3%까지 둔화했다.
 
유가와 물가의 끈끈한 상관관계로 볼 때 유가 상승은 물가 상승을 부추긴다. 유가는 지난 3개월 동안 25% 가까이 급등했고 이제 물가가 얼마나 반응하느냐에 시선이 쏠린다.  
 
전국 평균 개스값은 지난해 7월 역대 최고치인 갤런당 5달러 선을 돌파했다가 연방정부가 전략비축유 2억 배럴을 긴급 방출하며 하락세로 돌아섰다. 안정되던 개스값은 유가 상승으로 지난달 27일 3.82달러를 기록하며 올해 초보다 20%가량 올랐다.〈그래프 참조〉 정유업계의 시설 정비로 인한 생산량 감소와 여름철 수요 증가를 고려해도 가격 상승세가 가파르다. 유가 급등은 기후변화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항 공격으로 식료품 가격이 상승하는 것과 맞물려 일부에서는 불황 속에 물가가 상승하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최근 높아진 경기 연착륙 기대감에도 확신이 줄었다.  
 
유가 상승 이전 시장은 물가상승률을 2%로 안정시키겠다는 연준의 정책목표 달성을 긍정적으로 전망하며 금리 동결을 확신하는 분위기였다. 골드만삭스는 연준의 긴축통화정책이 종료됐다는 분석까지 내놓았다. 이와 함께 금리를 한 번 더 0.25%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도 60%에서 25%로 떨어졌다.
 
유가 상승은 시장의 금리 동결 기대감을 흔들고 있다. 최근 주가 하락은 시장의 우려를 가장 먼저 반영한 사례로 꼽힌다. 금리가 오를 수 있다는 불안감 하나로도 증시와 부동산 시장, 은행 안정성, 소비 모두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물론 금리를 많이 올린 상태에서 물가가 다시 상승한다고 쉽게 금리를 올리기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막상 물가가 상승세로 돌아서면 연준도 지켜만 보기 어렵다. 잡힌 듯 보였던 물가가 다시 오를 때 더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이 역사적 통계이기 때문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잭슨홀 미팅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으로 지속해서 하락하고 있다고 확신할 때까지 긴축적인 수준에서 통화정책을 유지할 것”이라고 물가에 대한 경계심을 풀지 않고 있다.

안유회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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