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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읽기] 2024년에 탄생할 미국 권력의 중요성

김동석 미주한인유권자연대 대표

김동석 미주한인유권자연대 대표

신대륙에 도착한 청교도들은 ‘언덕 위에 빛나는 도시’라며 미국을 건국했다. ‘언덕 위에 빛나는 도시’는 자유와 평등 그리고 번영이 넘치는 크리스천들의 이상 국가라고 스스로 정의한다. 그 후 미국은 자신의 것이 최고이고 어디에서나 일등이어야만 했다. 자신들의 결정에 동의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틀린 것이다. 물론 이때의 미국은 청교도에 뿌리를 둔 백인사회를 뜻한다. 하지만 지배종족의 오만과 편견, 그리고 탐욕의 문제가 국내에서는 인종 문제로 폭탄이 되었고, 국제사회에서는 글로벌 제국이라는 눈총과 비판을 받게 됐다.  미국은 괴물인가?
 
2차 세계대전이 끝나갈 무렵인 1944년 7월,  연합국의 대표자들이 미국 뉴햄프셔주의 브레턴우즈에 모였다.  독일과 일본의 패배가 예상되는 전후 세계에 대비한 통화금융회의인 그 유명한 ‘브레턴우즈 회의’다. 국제통화제도의 기준을 미국 ‘달러’로 정했고 달러를 공급하는 기구로 국제통화기금(IMF)과 후진국개발을 위한 국제개발은행(IBRD)을 설립했다. 이로써 미국 달러 중심의 국제경제, 무역체제(Bretton Woods System)가 구축되었다. 국제경제의 패권이 미국의 손으로 들어왔다.  
 
미국은 국제무역과 금융 시스템을 개발하여 세계 경제성장의 성과를 냈다. 동시에 동맹국에 안보 우산을 제공하기 위해서 NATO를 창설했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란 조직도 만들어서 그들만의 공동정책을 수립했다. 이러한 시스템은 20세기 후반 어떠한 제국도 해내지 못했던 세계 지배력을 달성했다.  
 
그러나 지난 20년 동안 상황이 달라졌다. 새 천 년이 시작될 무렵 OECD 국가들은 세계 생산량의 80%를 차지했지만, 지금은 60%로 낮아졌다. 그리고 그 비중은 계속 떨어지고 있다. 개발도상국들의 성장을 따라잡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개발도상국들은 경제적 영향력을 정치적·외교적인 힘으로 전환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더 나은 무역 및 금융 협정을 원했다. 선진국 기업들에 필요한 두 가지 자원, 즉 성장하는 시장과 풍부한 노동력을 협상 카드로 전환했다. 이와 같은 조짐이 처음 나타난 것은 1999년 시애틀에서 열린 세계무역기구(WTO)회의에서다.  
 
이 회의에서는 개발도상국들이 힘을 합쳐 선진국들이 만든 국제규칙을 거부했다. 그 이후로 개발도상국들은 세계은행과 IMF에 대한 의존도를 점차 낮추고 새로운 대출기관을 설립했으며 달러 의존도를 줄이는 무역협정을 언급하기 시작했다. 개발도상국들은 이제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경제를 갖게 되었다. 또한 이들 국가는BRICS(중국.인도.러시아.브라질 4개 국가가 세계 경제 상황 개선과 금융제도 개혁을 위해서 2009년에 설립한 경제협력체) 및 OPEC(석유수출국기구)과 같은 기관을 통해 경제적 영향력을 국제사회 정치적인 영향력을 증대시키고 있다.  
 
중국의 부상이 과연 미국에 불편하기만 할 뿐인지 아니면 실제 위협인지 냉정하게 따져봐야 할 때다. 힘의 논리로 밀어붙이면 그것은 제국의 방식이다. 질병, 기후변화, 빈곤 등 인류가 직면한 긴급한 위험에 공동대처하지 않고 독단적 방식을 택하는 것도 제국이다. 중국의 군사력 확대에 대한 대응이 미국의 이익만을 옹호하는 방식이라면 그것도 제국의 방식이다.  과거의 영광을 회복한다며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고집하면 그것도 제국의 방식이다.  
 
사실, 지금의 미국은 전쟁 후 수십 년 동안 행사해 왔던 경제, 정치적 지배력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  미국을 제국이라고 하면 시민 입장에서 편하지는 않지만 그런 모습들이 많이 보인다.  
 
과거 로마제국도 당시 전례 없는 수준의 패권을 누렸다. 좀처럼 약해질 것 같지 않았던 로마제국의 쇠락도 사실은 스스로 그 몰락의 씨앗을 뿌렸다. 주변 지역의 경제적 착취를 통해 부강해지고 국경을 넘고 바다를 건너면서 지배영토를 확장한 제국은 다른 민족. 다른 종교를 억압하고 탄압하면서 쇠락의 길로 갔다. 침략과 지배를 통한 제국의 몰락은 인류역사에 그 교훈이 적지 않다.  
 
작심하고 튀르키예를 여행했다. 대륙의 접점에서 문명의 교차를 반복해서 경험하는 이스탄불의 굴곡 많은 역사의 흔적을 봤다. 인종과 종교가 섞여 부딪혔을 때 어떤 과정으로 결론이 났는지, 그리고 또다시 시작된 질서의 체제가 어떻게 유지되어 흘러왔는지를 살펴보려고 했다.  
 
아시아와 유럽이, 그리고 지중해와 흑해가 교차하는해협에서 미국을 생각해 보았다.  2024년 미국의 선거가 어떤 권력을 만들어 내는가는 그야말로 인류의 사활적인 문제라고 하면 지나친 말일까?  

김동석 / 한인유권자연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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