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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 시니어 스토리] "100년 넘는 노하우로 '은퇴자 봉사' 돕고 있어요"

한인 라이온스 클럽 윌리엄 윤 전 총재
버켓리스트는 한인 디스트릭 설립
"미친 사람처럼" 열심…너무 좋아서
전세계 140만 네트워크 "큰 도움"

한인 라이온스 클럽 윌리엄 윤 전 총재의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환하게 웃고 있다.

한인 라이온스 클럽 윌리엄 윤 전 총재의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환하게 웃고 있다.

 
한인사회의 대표적인 성인 봉사단체인 라이온스클럽에는 윌리엄 윤 총재가 있다. 한인 클럽 행사에는 어디에서나 얼굴을 볼 수 있다. 지구 총재를 했던 것도 15년이 지났고 팔순도 넘었지만 클럽을 돕느라고 지치지 않는다고 한다. 팔순이지만 청년 같이 젊은이가 윌리엄 윤 총재다.
 
국제 라이온스 클럽 회장을 역임한 최중열 회장 부부와 함께 국제대회 행사장에서 만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앞줄이 최회장 부부, 뒷줄이 윤총재 부부.

국제 라이온스 클럽 회장을 역임한 최중열 회장 부부와 함께 국제대회 행사장에서 만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앞줄이 최회장 부부, 뒷줄이 윤총재 부부.

 
한인 사회에는 12개의 한인 라이온스 클럽이 있다. 라이온스 클럽은 국제적인 비영리 봉사단체로 기본 최소 단위는 수십명으로 이뤄진 '클럽'이다. 40년이 넘는 인생의 절반 이상을 라이온스에 헌신한 인물이 바로 윌리엄 윤 총재다. 1942년생인 윤 총재는 2008년 4L3지구(district)의 총재(governor)를 역임해 '윤 총재'로 불린다.

 
그는 원래 비즈니스를 사고 파는 일을 했지만 이제는 은퇴한 상태로 본업이 라이온스 클럽이 됐다. 그를 소개하는데 라이온스의 조직을 설명하지 않을 수 없다. 우선 4~5클럽이 모여 존(zone)을 이룬다. 이어서 리전(region)이 20개 정도의 클럽으로 이뤄진다. 그래서 윤 총재가 이끌었던 4L3지구는 62개의 클럽이 소속돼 있다. 이런 지구가 남가주에 15개가 있다. 1976년 입문 이래 이제까지 윤 총재가 관여했던 클럽은 대략 100여 개가 넘는다고 한다. LA올림픽 라이온스 클럽 소속인 그는 로버트 이(타계)씨를 비롯해 서영석, 이응목, 이용기, 추부원 씨 등을 추천했다.
 
"이렇게 반세기 가깝게 라이온스 활동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비즈니스로 인간관계를 하지 않고 만남을 순수하게 즐길 수 있는 인간 관계가 가능했기 때문입니다. 라이프를 즐겁게 살 수 있는 모임은 라이온스 클럽만 한 것이 없습니다."
 
한편 비즈니스를 은퇴하면서 달라진 것이 일상이다. 생각도 많이 달라졌다. 그는 심지어 다리를 다쳐서 골프를 그만둔 것도 전화위복이라고 말했다. 등산가 김평식씨를 따라서 트레일을 제대로 배운 덕분에 이제는 부인 리나(1944년생)씨와 시간이 날 때마다 샌게이브리얼 마운틴을 오른다고 한다.
 
하루 일과도 매우 단순해졌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난다. 운동은 스트레칭과 하루 3마일을 걷는다. 근육 운동은 이제는 무리다. 저녁에는 역시 라이온스 클럽과 관련된 행사에 참석한다. 부르는 곳도 많고 갈 곳도 많다.
 
윤 총재의 버켓리스트는 역시 라이온스 클럽이다. 그는 "라이온스 활동을 미친 사람처럼 너무 열심히 한다는 얘기를 듣곤 한다"면서 "아무리 열심히 해도 '돈이 생기는 것'도 아니지만 좋아서 한다"고 말했다. 그가 버켓리스트로 올린 라이온스는 무엇일까.  
 
미국에서 한인으로 구성된 디스트릭트(지구)를 만드는 것이다. 지구는 클럽 갯수가 아니고 인원이 중요하다. 대략 1250명 쯤이면 지구를 세울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하지만 현실은 가주에서 1000명의 한인을 라이온스로 만드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북가주와 남가주의 현재 인원 200명 보다 4배가 더 늘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일 같아 보인다. 비영리 봉사단체가 라이온스 클럽만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윤 총재는 꼭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누군가 시작하고 시도해야 한다고 믿는다. 2019년 국제클럽 회장이었던 최중열 회장과도 공감했던 일이다.
 
윤 총재는 "지미 카터 대통령도 라이온스 총재 출신으로 대통령도 됐고 임기 후에도 봉사에 큰 힘을 보탰다"며 " 라이온스 클럽도 한인 사회의 성장과 위상 만큼의 규모가 돼야 한다"고 한인 지구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현재는 젊은 라이온스 회원이 그렇게 많지 않지만 그쯤 되면 라이온스 클럽에서 봉사를 제대로 익힌 한인 청년이 정계에도 입문하여 정치인도 되고 빅테크 같은 비즈니스도 일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나고 보니 220국 140만명의 네트워크를 통해 국제적인 교류와 정보 교환이 가능하고 국제 대회가 열릴 때마다 3만~4만명이 모인다"며 "미국에서의 사회생활이나 인생살이에 큰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윤 총재는 또한 국제클럽의 스페셜 코디네이터이기도 하다. 일반 단체나 취미 동호회를 상대로 이들에게 라이온스 클럽의 프로그램을 통해 노하우를 전수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100년이 훨씬 넘는 동안 비영리단체로 꾸준히 발전해온 라이온스클럽의 장학생 선발, 불우이웃돕기 같은 봉사활동이 효과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좋게 활용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은퇴자들의 노하우를 활용해 사회 환원 봉사활동을 위한 은퇴자 클럽을 만들면 은퇴를 즐기며 동시에 봉사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자녀 1남1녀에게도 같은 바람이다. 돈이 행복을 만들어 주지 않는데 사람들은 너무 집착한다며 자녀들은 즐기면서 살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세상에 바라는 것은 바로 '주는 마음을 갖고 살자'다. 크고 작건 간에 관계없이 주는 마음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흔히 '자기 앞가림을 하고 남으면 준다'는 것보다는 작은 것부터 나누는 열정이 나중에 큰 것도 줄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윤 총재는 2021년 국제라이온스클럽으로부터 '앰배서더오브굿윌' 상을 수상했다. 그는 "은퇴자는 뜻깊은 사회 환원이 필요한데 그 방법으로 지역사회 봉사가 알맞다"면서 "100년 넘는 노하우를 갖고 있는 라이온스 클럽 시스템은 이를 도울 수 있다. 내가 돕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메일 주소([email protected])를 남겼다. 

장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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