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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희의 같은 하늘 다른 세상] 발상의 전환은 창조의 불꽃

이기희

이기희

바꿔야 산다. 정체(停滯)되면 늘 그 자리에 머문다. 세월은 앞으로 가는데 발전하거나 나아가지 못하면 도태된다. 경제가 정체되면 불황이 계속된다. 교통이 정체되면 정해진 시간에 목적지에 도착할 수 없어 발을 동동 구른다. 한자리에 오래 머물게 되면 고장 난 시계바늘처럼 작동하지 않고 멈춘다.  
 
‘지체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Justice delayed is justice denied)’란 말이 요즘 회자된다. 무엇이든 너무 늦어지면 소기의 목적을 달성 할 수 없다. 소기(所期)는 ‘기대한 바’란 뜻이다.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선 시간의 나침반을 잘 활용해야 한다.  
 
사랑, 성공, 행복, 재물, 인간 관계도 타이밍이 중요하다. 타이밍은 주변 상황을 고려해 좋은 시기를 결정하는 때를 말한다. 울고불고 매달리던 사랑도 타이밍을 놓치면 물거품이 된다. 사랑도 정체되면 밀려나거나 떠밀려간다.  
 
발상(發想)은 어떤 생각을 해내는 것을 말한다. 영어로 ‘Thinking’ 혹은 ‘Idea’로 적는데 적절한 단어가 아니다. 발상은 혜성처럼 스쳐가는 ‘In a flash of inspiration’ 이다. 발상은 번개처럼 떠올랐다가 사라진다. 발상은 창조의 밑거름이다. 실체가 없지만 발상은 생의 밀고 나가는 힘의 근원이 된다.  
 


열린 마음으로 새로운 것을 탐구하면 발상은 동기부여의 돌파구가 된다. 실체로 구현되지 않는 발상은 무효다. 허깨비처럼 날아가 버린다. 발상의 전환은 부단한 노력과 집념으로 성취된다. ‘천재는 1%의 영감과 99%의 노력으로 이루어진다’는 말은 정설이다. 발상은 고정관념을 깨고 새로운 시각으로 사물을 바라보게 한다. 발상은 창조의 무한한 동력이다.  
 
오래 갇혀 살면 모든 것이 벽처럼 느껴진다. 문이 있는데도 그 문을 박차고 나갈 용기를 잃어버린다. 새롭고 가슴 떨리는 것들을 외면하고 결국 보이는 것만 보는 일상의 무료함에 젖어 피곤한 반복으로 생을 낭비한다.  
 
1879년 10월 22일, 에디슨이 백열전구로 열세 시간 반 동안 불을 밝히는, 새로운 빛의 세계로 인류를 초대한다. 어둡고 긴 밤의 세계, 횃불 시대를 마감한 날이다. 에디슨의 3대 발명품은 축음기, 백열전구, 영사기인데 전문가들은 에디슨을 ‘발명하는 방법’을 발명한 것이라고 칭송한다. 특허수가 1000종을 넘어 ‘발명왕’이란 칭호로 불리지만 초등학교 때는 ‘산만한 아이’라는 말을 들었는데 어머니는 집에서 직접 에디슨을 가르쳤다.  
 
파리 시립현대마술관 4층과 5층에 전시된 ‘전기의 요정’(1937, 페널에 유채)은 전기의 위대한 역사를 담은 라울 뒤피의 대형벽화다. 가로 60m 세로 10m로 세계에서 가장 큰 작품으로 꼽힌다. 뒤피는 전기의 역할을 고대부터 20세기 과학까지 작품에 담아낸다.  
 
‘기쁨의 화가’로 불리는 그의 작품은 밝고 화려한 색감, 구속되지 않는 자유로움, 춤추는 듯한 붓질, 경쾌함과 리듬감이 살아 생동한다. 중앙에는 제우스의 벼락과 함께 전기를 상징하는 이브리쉬르센 발전기가 그려져 있다. 에디슨, 벨, 퀴리부인, 레오나르드 다빈치를 비롯해 전기와 관련된 110명의 인물이 등장한다.  
 
두 번째 ‘전기의 요정’ 석판화를 만든 뒤 뒤피는 극한 관절염에 시달리다가 대규모 회고전을 석달 앞두고 영면한다. 전기의 요정은 뒤피의 목숨과 맞바꾼 걸작이자 위대한 결실이다. 목숨과 바꿀 만큼 위대한 역사를 창조한 사람의 죽음은 슬프지 않다.
 
회오리 바람처럼, 폭풍과 번개로, 발상의 소용돌이는 생의 곳곳에서 괴력으로 다가온다. 사는 것이 시들하고 힘들어서, 빛과 같은 속도로 지나가는 생각의 실마리를 놓친다. 발상의 전환으로 내일을 준비하는 사람의 미래는 창조의 불꽃이 타오른다. (Q7 Editions 대표, 작가)  
 
 
 

이기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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