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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 쓰는 좋은 간병인 어디 없나요”

한인 시니어들 언어장벽에 간병인 구인난
절실한 입장…부당대우 받아도 항의도 못 해
한인 간병인 적고 시급 낮아 수요 못 따라가

#. 뉴저지주에 거주하는 한인 여성 A씨는 치매인 어머니를 돌보며 심한 좌절을 느끼고 있다. 중증 치매인데다, 자식들은 모두 직장에 다니고 있어 24시간 돌볼 간병인이 필요한데 한국어 구사가 가능하면서도 24시간 일할 분을 구하기 쉽지 않아서다. 그는 “메디케이드 간병 프로그램에서 어머니를 돌볼 의무시간을 꽉 채워 봐주는 한인 간병인은 한 명도 없었다”며 “ 한 번은 치매인 어머니를 두고 간병인이 떠나 실종된 어머니를 겨우 찾은 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문제는 부당한 일을 당해도 계속 한인 간병인을 찾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A씨는 “한국어로 계속 말을 걸어주고, 불편할 때 모국어로 소통할 사람이 필요한데 그간 겪은 한인 간병인들이 근무시간과 근무지를 지키지 않는 경우가 허다했다”며 “심지어 다른 환자도 이중으로 돌보는 것도 알지만, 울며 겨자먹기로 한인 시니어를 계속 써야 하는 자식들 입장에선 정말 고통스럽다”고 밝혔다.
 
한인 이민역사가 길어지고, 고령화로 시니어 비율도 늘고 있지만 한국어를 구사하는 간병인이 수요보다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인 간병인들만의 ‘관행’도 있기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선 부당한 일을 당해도 항의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재정정책연구소(FPI) 조사에 따르면, 2035년까지 뉴욕주에서 65세 이상 인구는 29% 늘어난 460만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중 약 93만명은 간병인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되는데, 관련 종사자는 39만명에 불과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처럼 선택지가 적은 상황에서 많은 한인 시니어, 가족들은 부당한 일을 겪어도 대응이 어려운 셈이다. 뉴욕대 로리마이어스 간호대가 최근 뉴욕시 거주 한인을 포함해 2만2103명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영어 의사소통이 제한된 경우 같은 언어로 홈케어를 받으면 재입원 확률이 현저히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한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사비를 들여 간병인을 추가로 구하는 이들도 적지않게 찾아볼 수 있다.
 


간병인 관리 업체들은 개인 간병인들의 일탈일 뿐, 큰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지역에 따라 간병인이 부족한 곳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근무시간 등 불법적 행위는 엄격히 관리하고 있다”며 “환자 상황이 어려울수록 대형 업체를 컨택하는 것이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간병의 질 향상 문제는 결국 적절한 시급이 동반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FPI는 “홈케어 종사자들은 연간 3만2000달러, 시간당 16달러 최저임금만 겨우 넘어서는 돈을 벌고 있다”며 높은 수요대비 소득이 적어 제대로 된 케어가 이뤄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지난 25일 홈케어 종사자 노조는 임금착취 문제를 조사하다 사건을 종료한 뉴욕주 노동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김은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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