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마당] 파머스 마켓(Farmer’s Market)
하얀 꽃잎폭포수 떨어지듯 흩날리고
캔버스 아래 펼쳐진, 파머스 마켓
에어 룸 토마토, 감자, 그린 빈, 옥수수, 사과, 오렌지
염소 뿔 속에 넘쳐나는 꽃
향기로운 초록빛 향기
동네 사람들 즐겁게 빛나고 있다.
지푸라기 위에 흐트러져 있는
갓 따온 수박 덩어리 가까이 귀대고 두드려 본다.
텅, 텅, 팅, 팅, 하는 소리
잘 익은 빨간 과육, 과즙 흘러내린다.
태양의 유혹
격동하며 수액으로 터지는 잎사귀
젖은 유칼립투스, 아침 바다 되어 반짝인다.
싱싱한 흙냄새
땅속 깊이 파묻힌 비밀스러운 이야기
텅 빈 세기를 채워온
참으려 해도 터져 나오는 숨소리
공기를 휘젓고 스스로를 깨뜨리는
헤아릴 수 없는 그 무엇
지구 위로 팽팽히 흐르는
한 여름날의 축제
이춘희 / 시인·롱아일랜드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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