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칼럼] 헤지펀드의 내막
일반 투자자는 헤지펀드 투자자들을 부러워한다. 헤지펀드 투자가 더 많은 자산을 만들어 준다는 생각과 투자하고 싶어도 할 수 없기에 부러워하는 것이다. 그러나 헤지펀드의 내막을 살펴보면 그리 부러워할 이유가 없다.
일반적인 헤지펀드는 높은 이익을 창출하는 기업을 선정해서 투자하지만, 핵티비스트(Activist) 헤지펀드는 기업 경영에까지 직접 참여해 이익의 극대화를 기대한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발표에 의하면 유명 헤지펀드인 개드플라이 인베스터스(Gadfly Investors)의 올해 7월까지 수익률은 14%를 기록했다. 그런데 이는 500대 기업인 S&P 500 인덱스의 수익률보다 떨어진다. 참고로 S&P 500 인덱스의 수익률은 20%다.
헤지펀드가 올해만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한 것은 아니다. 액티비스트 헤지펀드 수익률을 추적하는 HFR(Hedge-Fund data tracker)과 S&P 500 인덱스의 과거 수익률을 살펴보자. 2019년 HFR의 수익률은 17.26%이고 S&P 500은 31.49%이며, 2020년에는 HFR가 10.31%, S&P 500은 18.4%다. 2021년에는 HFR이 16.09%, S&P 500은 28.71%로 3년 연속 S&P 500 인덱스의 수익률이 헤지펀드보다 더 높다.
헤지펀드 매니저는 유망한 기업을 고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수익률이 높아야 더 많은 투자 자금이 모이기 때문이다. 펀드 매니저들은 일반 투자자보다 자금력, 정보력, 분석력 등에서 일반 투자자보다 훨씬 유리한 위치에 있다. 그런데 수익률은 오히려 S&P 500 인덱스 보다 낮을수도 있다는 내용이다.
헤지펀드로 잘 알려진 칼 아이칸은 올해 주식시장 전망이 암울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래서 공매도(Short Sales)를 시행했다. 공매도란 주식을 보유하지 않은 상태에서 주식을 파는 것이다. 주식을 빌려서 먼저 팔아 현금을 받고, 주가가 하락하면 내려간 주가로 주식을 사서 갚아 차익을 얻는, 즉 주가의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 기법이다. 그런데 올해 주식시장이 예측과 달리 오히려 상승한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의 발표에 의하면 이렇게 잘못된 예측으로 헤지펀드의 주식이 54% 폭락했으며 3개월 손실액이 2억6900만 달러에 이른다는 것이다. 2023년 공매도에 의한 전체 손실은 무려 1752억 달러다.
모든 투자자의 관심은 투자종목 선택과 주식시장 예측이지만, 이것은 전문가들도 하기 어려운 일이다. 하루를 바쁘게 살아가는 직장인이나 자영업을 하는 투자자가 하기에는 거의 불가능하다. 이런 불가능한 사실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주식에 투자하기에 결국에는 주식 실패로 이어지는 것이다.
‘월가의 금언들(The Maxims of Wall Street)’이라는 책에 있는 ‘외톨이 아마추어가 방주를 만들었다. 하지만 전문가 그룹은 타이태닉을 만들었다.(A lone amateur built the ark; a large group of professionals built the Titanic.)’는 문구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찬찬히 생각해 보자.
친지와 친구들이 주식 투자로 돈을 벌었다는 소문에도 관심을 가질 이유가 없다. 그 속 내용은 아무도 모른다. 수시로 변동하는 주식 시장과 주식 가격 변화에 불안하고 두려워할 이유도 전혀 없다. 주식시장 전체에 꾸준히 투자하면 시장이 창출하는 높은 수익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명덕 /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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