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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액션] 플러싱 식량 지원 활동 1년째

지난해 8월 시작한 민권센터와 플러싱식량지원협의회의 플러싱 식량 배급 활동이 1년째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새 예약 시스템으로 식량 배급이 빨라졌다. 문자 예약을 한 주민들은 긴 줄을 서지 않고 정해진 시간에 와서 받아가면 된다. 예약을 도입한 이유는 식량을 받아가는 주민들이 보통 두세 시간씩 줄을 서고 있는데 이 불편을 덜어주기 위해서다. 10분 간격으로 시간을 정해 배급을 한다.
 
여전히 많은 플러싱 주민들이 식량난에 고통받고 있다. 350여 명이 매주 식량을 받는데 줄어들 낌새가 없다. 한 주에 350명 분 식량을 마련하는데 1500달러 정도가 들고 있다. 저렴하게 식량을 구할 수 있는 기관들을 활용하지만 더 많은 지원이 절실하고 자원봉사자도 더 필요하다.    
 
1년 전 이 활동을 처음 시작할 때는 150명분으로 시작했는데 그래도 그사이 250명이 됐다가, 이제는 350명까지 받아가도록 늘렸다. 하지만 어려움은 여전하다. 안정적인 식량 마련을 위해 식품 판매업소에서 지원을 해주면 큰 도움이 된다. 아직 판매 유효기간이 지나지 않았지만 가까이 다가오고 있어 팔 수 없는 음식을 기부해주면 업체는 감세 혜택도 받을 수 있다.
 


플러싱 식량 지원 활동은 결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아니다. 민권센터는 근본적인 빈곤 퇴치 운동을 함께 펼친다. 플러싱 주민들의 가난을 불러오는 가장 큰 이유는 치솟는 렌트다. 그렇기에 렌트 폭등을 초래하는 지나친 부동산 개발사업에 반대해온 것이다. 플러싱 주민의 80%가 일을 하며 돈을 벌고 있다. 하지만 수입의 50% 이상을 렌트로 지불하면서 가난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음식을 받아가는 주민들이 어떤 사정인지 조사도 했다. 대다수가 식량을 받아가는 이유는 생활비를 다소 절약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래서 남은 돈을 렌트, 자녀 양육비 등으로 쓸 수 있기에 두세 시간씩 줄을 서서라도 어렵게 식량을 받아간다고 했다.
 
이렇게 서민들은 안간힘을 쓰며 살아가고 있는데 돈 많은 개발업자는 플러싱을 더 망치려고 한다. 강변 개발에 이어 이번엔 카지노까지 설립하려고 한다. 플러싱 카지노 건립을 위해 무려 126만 달러가 정치인 로비 자금으로 쓰였다. 이는 뉴욕시 전역 10여 개 지역에서 카지노 추진 업체들이 지출한 로비 자금 260만 달러의 거의 절반에 달한다. 플러싱 카지노를 계획한 뉴욕 야구팀 메츠 구단주가 다른 어느 업체보다도 더 적극적으로 정치인 로비를 펼치고 있다. 건물을 짓고, 상가를 유치하는 등 새 개발사업에 카지노처럼 수익이 철저하게 보장된 ‘돈줄’을 원하는 까닭이다.
 
카지노가 들어서는 플러싱의 앞날은 뻔하다. 식량을 받으려는 사람들의 줄은 팬데믹 때처럼 세 블록, 네 블록까지 이어질 것이다. 노숙자들이 즐비해지고, 화려한 카지노의 불빛 아래 빈민들이 쓰러져 있을 것이다.
 
그런데 어이없게도 메츠 구단주는 플러싱 식량 지원 활동을 지원하는 큰 재단의 이사이기도 하다. 비영리 기관 곳곳에 거액의 지원을 하는 기부자로도 유명하다. 그가 플러싱을 빈민촌으로 만들게 될 카지노 사업을 하겠다고 나섰다. 차라리 플러싱에 카지노를 짓지 않는 것이 그가 할 수 있는 일생일대의 가장 큰 기부가 될 것이다. 그리고 플러싱 식량 지원 활동도 돕는 길이다.

김갑송 / 민권센터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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