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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존엄사 관심 증가, 의사는 극도로 꺼려

법 시행 6년에도 어려운 현실
약물 처방 의사 찾기 어렵고
환자 가족 간 의견 달라 갈등
주정부에 폐지 소송 제기도

존엄사법 시행 이후 가주에서 지난 6년간 수천 명이 죽음을 선택한 가운데 존엄사에 대한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본지 8월 16일 자 A-1면〉
 
특히 가주에서는 지난 2022년 1월 존엄사법 개정 이후 약물 신청 시간이 크게 단축되면서 존엄사를 통해 환자의 죽음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먼저 한인사회 관계자들은 존엄사법 시행 규정의 현실적인 문제를 꼬집었다.  
 
시에라호스피스 박영심 대표는 “한인 중에도 고통이 너무 심할 경우 존엄사에 관해 물어보는 경우가 있다”며 “그러나 현실적으로 한인 사회에서는 존엄사법에 따라 약물 처방이 가능한 의사를 찾기도 쉽지 않고 존엄사 요청 당시 환자 상태가 법 규정에 맞아야 고려할 수 있기 때문에 무작정 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존엄사법(End of Life Option Act)에 따르면 ▶환자의 기대 생존 기간이 6개월 이하라는 의학적 판단 ▶치사 약물을 처방할 수 있는 자격을 가진 의사 2명으로부터 정신적으로 결정 능력이 있음을 확인받아야 존엄사 선택 조건에 부합한다.
 
LA지역 미셸 최 간호사는 “환자들을 만나보면 한인들도 존엄사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데 실제 존엄사를 선택하고 싶지만, 가족 간의 의견이 달라 갈등이 심한 경우도 봤다”며 “더구나 의료 윤리상 의사들은 환자에게 먼저 죽음을 권고하거나 치명적인 의약품을 투여하는 것을 극도로 꺼리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죽음에 대한 의미가 존엄사로 인해 왜곡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일례로 의료 보험이 그렇다. 존엄사가 의료 비용을 줄이기 위한 일종의 방책으로 쓰일 수 있다는 우려다.
 
의료 업계에 따르면 실제 존엄사를 선택할 경우 진단, 처방 등의 비용은 약 700달러 선이다. 존엄사를 선택한다면 연명 치료 등 그 외 추가 의료 비용이 들지 않는 셈이다.
 
한 말기 암 환자는 LA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생명 연장에 필요한 약 처방을 원했지만, 보험사가 이를 거부했고, 대신 존엄사를 택하면 해당 비용은 100% 보험 커버가 된다는 편지를 보내왔다”며 “죽는 건 도와줄 수 있는데 더 살기 원하는 건 ‘돈’ 때문에 도울 수 없다는 의미 아닌가”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가주에서는 존엄사법 폐지를 위한 소송도 제기됐다.
 
연방법원가주중부지법에 따르면 전국장애인협회, 환자권리위원회 등은 지난 4월 가주 정부를 대상으로 존엄사법 폐지 소송을 제기했다.
 
소장에서 원고 측은 “예를 들면 근이영양증을 앓고 있는 잉그리도 티셔라는 여성은 코로나에 감염됐을 때 병원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했지만, 존엄사에 대한 정보는 신속하게 얻을 수 있었다”며 “이는 ‘조력 자살(assisted suicide)’과 같은데, 장애인의 삶은 무가치하다고 믿는 사회적 인식, 우생학적 관점 등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려의 목소리에도 존엄사에 대한 긍정적 인식은 점점 확산하고 있다.
 
호스피스로 일하는 유모씨는 “이쪽 업계에서 일하다 보니 생존해 있는 것이 무의미할 정도로 고통이 극심한 환자는 본인부터 가족까지 여러모로 너무나 힘들어한다”며 “그런 측면에서 보면 존엄사를 무작정 반대하기보다는 이 법을 긍정적으로 활용해야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한편, 본지는 지난 2016년 존엄사법 시행 후 법 찬반 논란 가운데 통과를 관철한 단체 ‘컴패션앤초이시스(Compassion and Choices·이하 C&C) 가주 본부를 방문한 기획 기사를 보도한 바 있다. 〈본지 2016년 7월 11일 자 A-1·10면〉  
 
당시 C&C에 따르면 가주민 10명 중 7명(74%)이 존엄사를 찬성했다. 아시아계 역시 찬성 비율은 74%로 높았다. 전문의 1만7000명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54%가 존엄사를 지지했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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