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어멘토 박평식의 여행 이야기] 가을 온천의 뜨거운 유혹
일본
특별히 소개하고 싶은 유후인은 오이타현 가운데 자리 잡고 있는 작은 온천마을이다. 외곽에 높다란 산들이 우뚝 솟아 마을을 감싸고 있고 그 중심부에 긴린코 호수가 자리한다. 유후인에서 이 긴린코 호수까지 이어지는 거리에는 아기자기한 상점들과 온천 여관 미술관 등이 가득하다. 아담하고 소박한 일본 옛 시골 마을에 온 듯 정겨운 모습이며 실제로도 유명 애니메이션인 '이웃집 토토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등이 이곳을 배경으로 제작됐다. 긴린코 호수는 석양이 비칠 때 잉어가 수면 위로 뛰어오르면 비늘이 금빛으로 보인다고 하여 긴린코(金鱗湖)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아침 안개가 유명한데 호수 주변으로 자욱한 물안개가 피어올라 신비로운 분위기를 빚어낸다.
유후인에서 한 시간 남짓이면 2800여 개의 온천 원천이 있으며 1일 용출량이 약 13만톤 이상인 '일본 온천여행의 일번지'로 통하는 벳부다. 벳부는 함유 물질에 따라 하늘색 붉은색 하얀색 등을 띠는 등 온천마다 독특한 특징을 갖고 있다. 가장 유명한 가마도 지옥에는 담뱃불에 입김을 불면 불이 붙을 정도로 뜨거운 온천수가 펄펄 끓고 있다. 바위틈으로 뜨거운 수증기를 내뿜는 부뚜막 지옥 스님 머리를 닮았다고 하는 스님 지옥 청량한 블루빛의 바다 지옥 짙고 붉은 피 지옥 등 비교적 다양한 형태의 온천을 볼 수 있다. 또한 눈으로만 지켜보는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아시유(족탕)도 마련되어 있다. 계란 옥수수 온천 증기로 만든 간장으로 맛을 낸 푸딩 등도 이곳에서만 즐길 수 있는 별미다.
또한 벳부 여행 중 온천의 꽃이라고 불리는 유황 재배지 유노하나 역시 빼놓지 않고 둘러봐야 한다. 마을 입구부터 진한 유황 냄새가 코를 찌른다. 이곳에서는 화산 연기와 가스 수증기가 올라오는 곳에 짚으로 된 지붕을 만들어 움막처럼 지어 놓고 유황을 재배한다. 중요무형 민속문화재란 표지판과 함께 곳곳에 약용 유노하라 안내판이 있다. 300년 전부터 전통적인 방법으로 채취하고 있는 이곳 유황은 입욕제 등 다양한 상품으로 개발 및 판매되고 있다.
이외에도 도쿄의 랜드마크로 급부상한 미야시타 파크 신주쿠를 상징하는 지상 45층의 신도청 전망대 3000년 전 화산활동으로 생겨난 오와쿠다니 계곡 칼데라호 아시호수 유람선 절벽 위에 세워진 청수사 1000여 마리 사슴이 뛰노는 동대사 사슴공원 등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준비돼 있다.
박평식 / US아주투어 대표·동아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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