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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지구 열대화 현상의 요인들

손국락 보잉사 시스템공학 박사

손국락 보잉사 시스템공학 박사

지난 7월 27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지구 온난화 시대가 끝나고 지구 열대화 시대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정치인들과 대부분의 기후학자들은 지구 열대화는 우리시대의 가장 큰 위기 중 하나이며 인간에 의한 직접적 결과라고 주장한다.  
 
인간이 지구 열대화의 주범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역사적 데이터에 따르면, 지구의 온도가 지금까지 안정적이었던 적은 없으며 뚜렷한 패턴 없이 계속 변동해 온 것을 알 수 있다.  
 
지구의 기후는 늘 변화해왔고, 변화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변화할 것이다. 그리고 지구의 기후가 유지되는 것은 항상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혹시 지구 기후의 변화를 과학의 문제가 아닌 정치적 문제로 보는 것은 아닐까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유럽 프로젝트’는 2007년 지구 기후에 관한 가장 정확하고 신중한 검증을 거친 실험 결과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 의하면, 남극대륙의 Dome C 빙하에서 꺼낸 빙핵을 바탕으로 지난 80만 년 동안의 온도 편차와 AD 500년 이후의 온도 편차를 분석한 결과 어떤 단순한 패턴이나 규칙적 주기 같은 것을 찾아볼 수 없었다고 한다.  
 
단지 이 최대 범위의 시간 동안 지구 표면의 온도가 변동을 거듭했던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최근 보다 더 온난했던 기간이 약 15만년에서 12만5000년 전 사이에 있었던 것도 볼 수 있었다.  
 
이 남극의 빙핵 데이터를 통해 볼 때, 지구의 온도는 늘 변화했을 뿐 아니라 고정된 적도, 일정하게 유지된 적도 없었다. 그중 ‘중세 온난기’라 불리는 시기가 AD 950년부터 1250년까지 약 300년간 지속되었다. 이 시기에 지구의 온도가 오늘날 기후학자들이 정상이라 지칭하는 수준보다 훨씬 높았던 것을 알 수 있었다.  
 
핵심은 지구 기후에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많은 요인들이 있다는 것이다.  
 
첫 번째, 지구의 기후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지구에 도달하는 햇빛의 양이다. 1920년대에 세르비아 출신의 천문학자 밀루틴 밀란코비치가 발견한 기후 주기들이 지구의 온난화 시기와 빙하기를 결정한다. 이 주기들은 지구가 자전할 때 발생하는 요동, 그 요동 각도의 변화, 지구가 태양 주위를 공전하는 궤도의 변화와 연관이 있다.  
 
두 번째, 해류의 변화가 기후에 큰 영향을 미친다. 가뭄과 폭우 사례들 대부분이 태평양 해류의 주기적 변동으로 수온이 평년보다 급격히 높아져서 기후에 영향을 미치는 엘니뇨 현상과 그 반대인 라니냐 현상으로 인해 발생한다.  
 
세 번째, 해양의 자연 진동도 수온, 기압, 폭풍우, 날씨의 변화와 관련되어 있다. 이러한 자연 진동은 북태평양, 인도양, 북대서양에서 발생하며 기후에 영향을 미친다. 이 진동의 영향은 인간에 의해 야기된 기후변화보다 수십 년에 걸쳐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네 번째, 바다 역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물이 대기 중으로 들어갈 때 수증기 상태로 머물러 있으면 강력한 온실가스로 작용하게 된다. 반면에 이것이 응축하여 구름을 형성하면 지표면을 냉각시킨다.  
 
다섯 번째, 대지, 숲, 풀밭, 사막의 햇빛을 반사하는 비율의 차이도 기후에 영향을 미친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구름은 40-90%, 눈은 85%, 빙하는 20-40%, 모래는 40%, 초원은 15%, 숲은 10%를 반사한다.  
 
여섯 번째, 공기 중의 먼지 또한 지구의 온도에 영향을 미친다. 왜냐하면 먼지 입자들이 햇빛을 반사시키기 때문이다.  
 
그렇다. 지구 기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은 수없이 많다. 그러기에 우리는 기후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수단으로 지구 시스템 전체를 보면서 과학적인 분석 결과에 바탕을 둔 해결책을 찾아낼 필요가 있다.  

손국락 / 보잉사 시스템공학 박사·라번대학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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