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만의 색깔 담긴 날렵한 시도 많아졌으면”
2023 뉴욕아시안영화제 선정작 배우·감독 인터뷰
〈킬링 로맨스> 이하늬·공명·배유람 배우
〈익스트림 페스티벌> 김재화 배우, 김홍기 감독 등
‘2023 뉴욕아시안영화제: 한국 영화 특별전’의 마지막 날인 지난달 30일 링컨센터는 영화 〈킬링 로맨스〉를 관람하기 위해 극장을 찾은 관객들로 북적였다.
한국 영화 광팬이라는 60대 미국인 노부부는 땡볕 아래에서 30분 동안 줄을 서기도 했고, 기차 타고 2시간 거리를 달려온 한국인 유학생들도 있었다. Q&A 세션에서 배우 이선균은 “우리 영화가 한국에서는 호불호가 갈렸는데, 뉴욕 관객 반응은 극호인 것 같다”고 전했다.
개막작으로 선정된 〈킬링 로맨스〉는, 섬나라 재벌 ‘조나단(이선균)’과 사랑에 빠져 은퇴를 선언한 톱스타 ‘여래(이하늬)’가 결혼 후 가정폭력에 시달리다 팬클럽 출신 사수생 ‘범우(공명)’를 만나 복귀를 위한 작전을 모의하는 스토리의 코미디 영화다.
이날 진행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여래’ 역을 맡은 배우 이하늬는 “세상에 없는 화법으로 스토리를 풀어나간 영화다. 또 코미디라는 장르 특성상 만국 공통으로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개막작으로 선정되지 않았나 싶다”고 밝혔다.
여래와 범우의 조력자 영찬 역을 맡은 배우 배유람도 “저희 영화 감독님(이원석 감독)도 미국 유학 생활을 오래 하셔서 이쪽 분들과 유머 코드가 잘 통했던 것 같다. 그 정도로 통통 튀는 영화”라고 소개했다.
또 이하늬는 “우리 영화는 ‘열심히 해도 안 되는 사람들’의 얘기다. 제가 맡은 여래도 배우로서 인기는 얻었지만 연기력으로 혹평받고, 결혼 후 가정폭력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하지만 잘 안되는 캐릭터다. 뉴욕·뉴저지의 한인들도 이방인으로 살면서 큰 장벽들이 많았을 거라 생각한다. 그런 부분에서 공감과 위로를 얻어가실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영화제에서 최우수 연기상을 수상하기도 한 이하늬는 세계 무대에서 한국 영화의 방향성을 묻는 질문에 “거침없는 행보와 시도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는 “전 세계 영화계에서 다양성이 사라져가는 것 같다.
집에서도 영화를 볼 수 있는 시대에 모두가 블록버스터 영화만 영화관에서 볼 것인가에 대해 영화인들도 고민이 많다.
상업영화도 좋지만, 마이너들의 얘기를 다룬 다양한 영화들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영화제에 초청된 독립영화 〈익스트림 페스티벌〉의 김재화 배우와 김홍기 감독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다양성이 존중받는 영화계’를 강조하며 “K-개성이 묻어나는, 우리만의 색깔과 문화가 담긴 날렵한 시도를 한 영화들이 많아졌으면 한다”고 전했다.
글·사진=윤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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