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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칼럼] 우려되는 Z세대의 직업

이은영 경제부 부장

이은영 경제부 부장

최근 틱톡에서 ‘레이지걸잡(lazy girl job)’이라는 용어가 1800만 건 가까운 조회 수를 기록했다. ‘레이지걸잡’ 트렌드는 ‘조용한 사직’에 이어 팬데믹을 경험한 Z세대의 직장생활에 대한 인식의 현주소를 보여준다.    
 
‘레이지’는 단어만 보면 부정적인 의미를 내포하지만, Z세대는 게으름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거의 게으른 것처럼 느껴지는 직업의 선택’이라고 말한다. 수많은 Z세대가 소셜미디어에서 해시태그 #레이지걸잡을 달고 일과 삶의 균형을 얻기 위한 선택을 선언하고 있다.  
 
이상적인 ‘레이지걸잡’은 원격근무가 가능한 직업이다. 초과근무가 없으며 하루 업무가 끝나면 바로 로그아웃을 할 수 있다. 디지털 마케팅 담당자, 고객 관리자 및 사무실 관리직 등은 레이지걸에 최적화된 직업이다.
 
전화 업무 중심의 재택근무일 경우 마이애미, 시카고 등 원하는 지역에서 일하며 구직사이트 링크드인의 교육 프로그램을 듣고 자신을 성장시킬 수 있는 자유 시간과 유연성이 있다. 최근에는 AI를 이용해 더 열심히 많이 일하는 것이 아니라 더 똑똑하게 일하고 생산성을 높이는 방법에 대해 고민한다.  
 


올해 초 Z세대를 대상으로 실시한 파이버(Fiverr)의 설문 조사에 따르면, 70%가 프리랜서를 긍정적인 직업 선택이라고 답했다. 프리랜서를 꿈꾸는 일부 Z세대들은 인플루언서, 팟캐스트 프로듀서, 영상편집 등 직장을 거치지 않고 바로 프리랜서를 선택한다.  
 
Z세대는 틱톡 등 테크놀러지 사용에 능하다. 또 정신 건강에 해로운 스트레스와 불안을 줄이기 위해 최소한의 노력에도 보수는 괜찮고 원격 작업이 가능한 소셜 미디어 트렌드에 기대고 있다. 설문조사 분석 업체 모닝 컨설트 프로에 따르면 Z세대는 하루 4시간 이상을 소셜미디어에 사용하고 있다. 이는  성인의 두 배에 달하는 것으로 그들은 온라인상에서 더 존재감을 갖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자아 상실 등 문제에 직면하고 파트타임 일에 전전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학자금 대출 상환 문제를 걱정하고 렌트비, 자동차와 주택 구매 등에 필요한 수입도 충분하지 못한 상태다.  
 
취업 시장에서도 힘든 도전에 직면해 있다. 이들 다수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되면서 벌어진 실직 쓰나미로 인해 인턴십 등 경험을 쌓을 기회가 없었다. 기업들은 경력이 전무한 젊은 지원자 대신  일자리가 절실한 경력자들을 선택했다.  
 
기업들은 2022년 말부터 비용 절감 등을 통해 효율성 개선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젊은 직원의 해고와 고용 동결 조치 등으로 나타났다.    
 
요즘 링크드인, 인디드 등의 취업사이트에서는 대부분 경력 3~5년을 요구하는 실정이다. Z세대는 경험을 쌓을 기회조차 없었는데 기업들은 경력자를 원하는 현실에 직면해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 경영진과 관리자들은  Z세대와 일하는 것이 힘들다고 기피한다. 전문지식, 노력, 동기부여, 생산성이 부족하다는 것이 이유다.  
 
Z세대 입장에서는 억울하다. 대학을 졸업했지만 팬데믹으로 인턴기회 등을 얻지 못해 고용주가 원하는 지식과 경험이 부족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세계경제포럼에 따르면 Z세대는 2025년까지 전체 노동력의 25%, 2030년까지 30%를 차지할 것으로  추정된다.  
 
일각에서는 적절한 임금에 쉬운 일을 선택하려는 레이지걸잡 트렌드를  염려한다.  Z세대는 인공 지능, 소프트웨어 및 소셜 미디어를 포함한 다양한 테크놀러지에 가장 능한 세대다. 회사와 관리자는 Z세대를 교육하고 일 역량을 강화할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Z세대가 일하지 않는다면 미래에 누가 일을 하게 될까 우려된다. 

이은영 / 경제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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