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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80년대 한인 정체성을 찍었다…한인 사진작가 임마누엘 한

이민 열풍·애환 상징적 표현
"미국 역사의 한 축" 보여줘

임마누엘 한 작가의 ‘미국병’ 사진 시리즈 중에서. [임마누엘 한 작가 제공]

임마누엘 한 작가의 ‘미국병’ 사진 시리즈 중에서. [임마누엘 한 작가 제공]

LA의 한인 사진작가가 1970~80년대 한인 이민자의 삶과 이야기를 사진으로 재해석해 눈길을 끌고 있다. 사이판에서 태어난 작가는 아메리칸 드림을 좇아 미국에 정착한 한인들의 모습을 예술로 형상화해 미국의 당당한 구성원이라는 사실을 알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25일 패션매체 아이디바이스닷컴(i-d.vice.com)은 LA에서 활동하는 사진작가 임마누엘 한의 작품전 ‘미국병(America Fever 또는 America disease)’을 소개하며, 한 작가가 70년대 한인 이민자의 현실과 정체성을 독특한 방식의 사진으로 담았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한 작가의 한인 관련 사진 작업은 이번이 두 번째다. 그는 팬데믹 기간 동안 8개 도시의 한인타운 자영업자의 삶과 모습을 담은 사진집 ‘코리아타운 드리밍(Koreatown Dreaming)’을 발간한 바 있다. 이 사진집은 한인 소상공인이 미국에서 아메리칸 드림을 좇는 모습을 현실적으로 담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두 번째 작업인 미국병은 현실적인 모습 대신 상징성을 강조했다. 한 작가는 70~80년대 한인 상당수가 더 나은 삶을 위해 ‘환상적으로 보인 미국’으로 이민하고자 했던 갈망을 되짚었다.  
 
작가는 소위 미국병으로 대변되던 당시 한인 이민 열풍의 의미, 막상 미국에 온 한인 이민자가 겪었던 고된 노동과 애환은 어땠을지를 사진으로 표현했다.
 
한 작가의 웹사이트(www.emanuelhahn.com/america-fever)에 공개된 사진은 솔튼 시에서 한복 줄타기, 말리부의 한인 연인, 엔젤레스 포레스트 한인 바이커들, 한흑 다문화 가정 줄넘기, 서부 사막에 도착한 한인 가족 등이다.  
 
해당 사진은 한국 고유의 문화와 정서가 미국이라는 특색과 어우러진 개성을 내보인다. 70~80년대 미국에 도착해 말리부에서 머스탱을 타고 콜라를 마시는 한인 연인의 모습은 전쟁의 폐허 속에 고생했던 과거와 극명한 대비를 보여준다. 사막에서 화투를 배경으로 사진 찍은 한인 이민자의 모습은 생경했던 미국 삶의 첫날을 묘사한다. 한흑 다문화 가정 어린이가 줄넘기하는 모습은 양쪽 나라에서 외면받았던 아픔과 이민 후 희망을 담고 있다.
 
한 작가는 매체와 인터뷰에서 “미국에서 아시안 아메리칸이라고 하면 모범적인 소수계로 성공한 사업가, 의사, 변호사라는 이미지가 박혔다”면서 “하지만 우리의 역사와 예술을 토대로 정체성을 이야기해 보면 다양한 모습 등 큰 차이가 있다는 점을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한 작가는 이어 “1965년 이민 및 국적법 이후 수많은 아시안 이민자가 미국에 왔지만, 모범적 소수계인 동시에 증오의 대상이 되는 등 여전히 불확실성의 세계를 살고 있다”며 “(사진 작업은)한인 이민자의 경험을 이해하려는 노력이고, (그들의 삶은) 미국 역사의 한 축임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김형재 기자 kim.ia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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