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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곡물협정 중단에 가뭄까지…식량위기 오나

[글로벌 식량 수급 비상]
푸틴, 흑해곡물협정 종료
우크라 곡류 수출길 막혀
재개 전망은 아직 불투명

단기적 여파는 미미하지만
시간 지나면 시장에 악영향

공급에 막대한 차질 예상
식량 가격 폭등 사태 우려

가장 큰 피해자는 빈곤국
세계 공조로 해결 찾아야

흑해곡물협정 종료와 극한 가뭄으로 지구촌 식량 위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러시아에 의해 파괴된 우크라이나 곡물 터미널(왼쪽)과 가뭄으로 갈라진 프랑스 농장지대. [로이터]

흑해곡물협정 종료와 극한 가뭄으로 지구촌 식량 위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러시아에 의해 파괴된 우크라이나 곡물 터미널(왼쪽)과 가뭄으로 갈라진 프랑스 농장지대. [로이터]

세계식량기구(WFT)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세계 인구 중 7억여명은 굶주림 상황에 처해 있다. 지난 7년간 증가했던 기아 인구가 작년에는 줄었지만 아직도 지구촌에는 식량부족을 겪는 사람들이 많다.  
 
최근 들어 전세계에 식량위기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맺었던 흑해곡물협정이 러시아의 발표로 지난 17일 종료됐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크림반도와 본토를 연결하는 크림대교를 공격하자 즉각 보복 조치에 나서면서 협정을 종료했다. 러시아는 자국의 요구가 수용된다면 협상을 재개할 의사가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서방 세계와의 복잡한 이해관계로 쉽게 협정 복귀가 이뤄지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다만 서방이 절충안 제시를 통해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일부 해제할 경우 협정 재개의 실마리를 찾을 수는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니아는 지난해 유엔과 튀르키예의 중재로 흑해 곡물 수출선의 안전을 보장하는 협정을 맺었다. 작년 7월 시작된 협정은 3번 연장돼 지난 17일로 기한 만료를 앞두고 있었다. 흑해곡물협정은 두 나라가 전쟁 중에도 양국 농산물이 흑해를 통해 수출될 수 있도록 한 약속이다.  
 


전쟁 중이지만 안전한 식량 수출을 보장한다는 협정이다. 전쟁 개전 후 5개월 만에 성사된 이 협정으로 우크라이나 곡물이 세계로 수출되는 길이 열려 식량 안정화를 가져왔었다. 우크라니아는 이 협정을 통해 1년간 3290만t 이상의 곡물을 수출해 왔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식량 위기는 이미 예견됐었다. 예일대 티머시 스나이더 역사학과 교수는 “세계 주요 곡물 수출국인 우크라이나의 해상을 러시아 봉쇄하면 아프리카 등에서 수천만 명이 기아 상태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흑해곡물협정 중단이 즉각적인 식량 위기를 초래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육로 등 우회 수출 길을 이용하고, 아직까지는 러시아로부터 값싼 재고 밀을 공급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전문가들은 지난해 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흑해 해상로가 차단됐을 때보다는 충격파가 적을 것으로 진단한다. 당시 식품가격이 큰폭으로 올랐었다.  
 
하지만 사태가 계속될 경우 중장기적으로 타격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AFP 통신은 “즉각적인 영향은 없어도 시간이 지나면 시장 상황을 불안하게 하고 가격 인상을 초래할 것”이라 보도했다.  
 
문제는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의 원조를 받는 국가들이다. WFP는 흑해곡물협정 체결 직후에 우크라이나 밀 72만5000t을 아프리카 국가를 비롯해 아프가니스탄, 예멘 등 최빈국에 지원했다. 또한 지난 1년간 수출된 3290만t의 절반 이상은 개도국에 공급됐다.
 
현재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서 따르면 식량 지원이 필요한 국가는 50개국에 이른다. 흑해곡물협정 중단으로 식량조달에 차질을 생길 경우 이들 국가에서는 기아가 발생할 수 있다. 공급 물량으로 가격이 올라가면 유엔의 물량 확보에도 어려움이 생기고 이들 빈국에 대한 지원도 줄 수밖에 없다.
 
기후도 식량 위기를 부추기고 있다. 폭염과 가뭄 등 이상 기후가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 곡물가격 급등이 우려되고 있다.  
 
최근 남부유럽을 휩쓴 극한의 폭염으로 프랑스 농장지대는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 옥수수밭이 갈라지는 등 최악의 상황이다. 프랑스 기상당국에 따르면 기록적인 폭염과 극심한 가뭄은 대처가 불가능한 수준이다.  
 
프랑스에 풍년이 들면 유럽이 먹고 살 수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프랑스는 유럽의 대표적인 농업 생산국이다. 하지만 올해 프랑스는 극심한 가뭄으로 작황이 최악의 수준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밀 수출국인 호주에서도 국지적인 가뭄으로 수확량이 줄어들 전망이다. 올해와 내년도 밀 수출량도 예년과 비교해 30%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식량 확보에 문제가 없는 선진국과 달리 아시아와 아프리카 빈곤국들은 식량 수급에 막대한 지장을 받는다. 식량 자급을 못하는 이들 지역 국가에 대한 지원이 끊기면 식량 가격은 폭등할 수밖에 없다. 아시아와 아프리카 지역의 빈국들은 국제 식량 가격의 소폭 인상에도 40~50%의 폭등을 경험하기도 한다.  
 
아프리카 지역의 경우는 식량이 부족하게 되면 영양실조 등의 질병이 만연해져 사망자가 늘어나는 참상이 빚어진다.  
 
흑해곡물협정이 부정적인 영향이 아직 가사화되지 않았고, 이상 기후로 인한 곡물 수급 차질도 시장에 반영되지 않았지만 안심할 수는 없다. 지난 18일 시카고상품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러시아가 흑해곡물협정 중단을 발표하면서 밀 선물 가격이 3.5% 급등하기도 했다. 국제 곡물 가격이 오르면 그 피해는 충분한 식량을 확보하지 못한 빈국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지구에서 생산되는 곡물은 전체 인구를 먹여 살릴 수 있다. 생산된 식량의 총 칼로리는 인구 1명당 3000칼로리가 넘는다. 그럼에도 지구 인구의 10~15%가 기아를 겪고 그 중 일부가 굶주림으로 죽어간다. 자연 재해로 인한 식량 부족은 어쩔 수 없다 해도 전쟁으로 굶어죽어가는 사람들이 생겨서는 안 된다. 

김완신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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