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소용없어" 민원 통해 호소하는 한인들
외면당하는 한인타운 목소리 (1)
WCKNC 민원 잇따라 접수
피해 사실 신고해도 변화 없어
하루 평균 4건씩 절도 피해
WCKNC는 첫 정례회의(7월 10일)를 갖고 공식 임기를 시작한 후 지난 20일까지 최소 14건이 넘는 민원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WCKNC에 따르면 접수된 민원 중 ▶5건은 식당 내 절도 ▶5건은 올림픽과 호바트 인근 한인타운 상징 조형물 파손 ▶4건은 8가길 등 인도 파손에 관한 것이다.
새 대의원을 선출한 뒤 열흘 만에 한인들의 민원이 잇따르고 있는 것은 한인타운 내 해결이 시급한 현안이 쌓여있다는 뜻이다.
본지는 WCKNC에 접수된 민원을 분석, 한인타운 내 치안 상황 등을 살펴봤다.
먼저 ‘들치기’ 범죄가 심각했다.
WCKNC에 따르면 ‘식당 내 절도’와 관련한 사건은 모두 들치기 피해를 본 식당 업주, 직원 등이 제기한 민원이었다.
피해를 본 식당은 올림픽 선상의 ‘함흥회관’을 비롯한 분식집 1건, 고깃집 1건, 한식당 2건 등이다.
피해자들은 대부분 경찰의 ‘늑장 대응’을 지적했다.
민원 내용을 살펴보면 한인 피해자들은 ▶경찰에 신고해도 소용이 없음 ▶경관이 피해 현장에 오더라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 ▶담당 순찰반장(SLO)과 통화 불가 ▶ 경찰서에 민원을 접수하고 싶어도 언어 장벽 때문에 영어로 이메일을 보내기 힘들다는 점을 호소했다.
WCKNC 마크 리 신임 의장은 “피해자들은 대부분 경찰의 부실한 대처에 대한 불만을 털어놓았다”며 “한인타운 식당가의 안전을 위해 경찰과 업주간의 더욱 긴밀한 네트워크를 갖추길 원하는 내용이었다”고 말했다.
본지는 피해 업소 중 한 곳인 ‘함흥회관’의 사례를 살펴봤다. 이 업소에서는 지난달 5일 한인 여성 고객이 좌석에 놔둔 가방을 도난당해 피해를 보았다.
CCTV 영상을 살펴보면 사건은 이날 오후 3시 15분쯤 발생했다. 히스패닉계 2명이 식사 중이던 한인 여성의 뒤쪽에 앉았다. 이때 히스패닉계 남성은 주방 쪽으로 직원이 가는 것을 확인한뒤, 자리에서 일어나 자연스럽게 입고 있던 재킷을 벗어 오른손에 쥐었다.
이후 한인 여성이 전화 통화를 하며 방심한 틈을 타 피해자의 가방을 재빨리 낚아채 재킷 안쪽으로 숨긴 뒤 함께 온 히스패닉계 여성과 함께 유유히 식당을 빠져나갔다.
함흥회관 샘 오 사장은 “용의자들은 아마 계속 손님을 지켜보다가 식당까지 따라 들어 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 사장은 “요즘 타운 내 식당가에서 이런 사건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며 “경찰에 CCTV 영상을 가지고 가서 신고까지 했는데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고 전했다.
오 사장은 경찰의 소극적인 대처에 실망감을 느끼고 주민의회에 민원을 제기할 수밖에 없었다.
타운 내 절도 범죄의 심각성은 통계로도 드러난다. 특히 ‘들치기’가 포함된 개인 절도 피해는 해마다 증가세를 보인다.
LA경찰국(LAPD) 올림픽 경찰서 범죄 통계 자료에 따르면 올해(1월~7월 15일까지 기준) 집계된 ‘개인 및 기타 절도’는 총 802건이다. 6.2스퀘어 마일 규모의 관내에서 절도 피해가 하루에 4건씩 발생한 셈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732건) 9.5% 증가했다. 지난 2021년(616건)과 비교하면 무려 30%나 급증했다.
지난 5월에도 한인 여성이 식사를 하다가 한 한인 식당에서 가방을 도난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본지 5월 26일자 A3면〉 피해액은 1만 6000달러였다.
경찰의 소극적 대응에 결국 WCKNC가 나서기로 했다. WCKNC의 임원진은 오는 26일 올림픽 경찰서 관계자들과 긴급 미팅을 갖고 대응 방안 마련을 적극적으로 요구할 계획이다.
리 의장은 “최근 접수된 민원 내용을 토대로 현재 타운 내 범죄 상황의 심각성과 업주들의 고충을 전달할 계획”이라면서 “이번 미팅을 계기로 경찰과의 긴밀한 네트워크를 구축해 타운 내 치안 강화를 위한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장수아 jang.suah@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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