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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어야 뜨는 세상!

임동섭 에콰도르 선교사

 사람이 죽는 이유는 심심해서 죽는다고 합니다! 심심해 죽겠다고 합니다. 인생이 재미없다고 상담실을 찾는 분들이 많습니다. 상담실을 찾아오는 그들에게 “열심히만 살아 오셔서 그렇습니다!“라고 대답해 준다고 합니다. 돈 못 버는 남편은 용서할 수 있어도 재미없는 남편은 용서할 수 없다!’ 라는 말이 유머가 되는 세상입니다! 동독이 망한 이유는 재미없어서 라고 합니다. 동독 사람들이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려면 통일 후 그들이 제일 먼저 한 일을 살펴보면 됩니다. 장벽 붕괴 1년 후(1990년) 동독과 서독은 법과 제도적으로 하나의 나라가 되었습니다. 이후 동독 사람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서독 자동차를 구입했습니다. 동독에도 세계 최고 수준의 자동차가 있었습니다. ‘트라반트’ 라는 자동차입니다. 애칭은 ‘트라비’ 이었습니다. 1957년에 개발된 이 자동차는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기술로 개발된 차였습니다. 시속 120km를 달리는 2기통 차였습니다. 연비가 좋았습니다. 강화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차체 역시 세계적인 화젯거리였습니다. 그러나 거기까지였습니다. 동독 공산당은 더 이상 빠른 차는 자본주의의 사치라고 했습니다. 사회주의적 인간에게 더 예쁜 차는 필요 없다고 했습니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질 때까지, ‘트라비’의 디자인은 한 번도 바뀌지 않았습니다. 더 빠른 속도를 위한 기술개발도 없었습니다. 그 사이, 서독은 매년 새로운 차를 만들어냈습니다. 그 차들은 시속 300km까지 달릴 수 있습니다. 동독 한가운데를 관통하는 아우토반에서 바람처럼 달리는 서독의 차들을 동독 주민들은 그저 넋을 놓고 바라볼 따름이었습니다. 통일이 되자 그들은 서독의 차를 구입했습니다.
 
    사회주의가 몰락한 이유는 이렇게 단순합니다. 더 빠른 자동차를 만들어내지 못해 사회주의가 망했다고 단순화 시켜서 말했지만 정확한 진단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재미와 행복이라는 21세기의 시대정신을 과소평가했기 때문입니다. ‘재미’ 또는 '논다'라는 말은 사전적인 의미로 쓰이기보다는 부정적인 의미로 쓰이고 있습니다. 심지어 비웃는 말로 쓰이고 있습니다. ‘얼씨구!’ 또는 ‘놀고 있네!’ 라는 말은 비웃는 말이 되어버렸습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살아온 시대는 근면, 성실이라는 단어가 좋은 의미였습니다. 나아가 절약, 검소, 저축 이라는 단어도 좋은 의미로 사용되었습니다. 반면에 일하지 않고 노는 사람은 건달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일과 여가를 이렇게 비유하였습니다. “우리의 삶은 일과 여가로 나눠진다. 전쟁 같은 삶 속에서 찰나의 ‘평화’인 휴식을 얻으려 고군분투하며 살아간다. 전쟁 그 자체가 목적이 될 수 없고 평화를 위한 도구여야 하듯이 ‘일’도 ‘여가’를 위한 수단이어야 한다.” 인간의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여가가 목적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말 '여가'는 영어로 '레저'로 번역됩니다. 레저는 생계를 위한 필요성이나 의무 없이 스스로 만족을 얻기 위한 자유로운 활동으로서 그 자체가 목적입니다. 수면과 식사 등에 소요되는 생리적 필수시간과 노동시간을 사회적 구속시간이라 할 때, 나머지 시간이 자유시간 즉 여가를 말하는 것인데 이 여가시간이 진짜의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재미없는 일을 억지로 하는 것은 위선이요 기만이라고 생각합니다. 재미없는 일을 억지로 시키는 것은 죄악입니다. 재미있게 사는 것이 인생의 목표라고 생각합니다. 천국은 재미있는(기쁜) 곳이라고 믿습니다. 남을 재미있게 만드는 것만큼 가치 있는 선행도 드물다고 생각합니다. 한양 대를 퇴임 한 손대현 명예교수는 시 문구를 인용해 “지루한 세상에 불타는 구두를 던져라”고 말했습니다. 그에게 ‘불타는 구두’는 바로 ‘관광’이었습니다. 그는 현대사회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고요함을 모르는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느리게 그리고 행복하게 사는 것이 인간의 고향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의 35년 동안 연구했던 ‘재미 학’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나는 기쁘게 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입니다.
 


    농경사회는 배고파서 못 살겠고, 산업화시대는 힘들어서 못살겠다고 하더니 정보화시대가 되자 바빠서 못 살겠다며 합니다. 행복해야 할 선진국은 느림과 행복이 있는 나라라고 봅니다. 행복을 느끼지 못하는 교육은 가짜라고 생각합니다. 그리스어로 ‘Schole(스콜레)’란 ‘한가함’, ‘조용하고 평화로운 자유시간’, ‘여가’를 뜻합니다. 한가한 상태의 자유로움은 학문을 위한 탐구, 자아성찰, 토론으로 이어져 오늘날 학교(School)의 어원이 되었습니다. 재미있게 살려면 일상을 바꾸어 보는 것입니다. 첫째로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입니다. 자원봉사를 하든지 동호회에 가입해보는 것입니다. 두 번째로 새로운 장소를 찾아 나서는 것입니다. 여행을 해보는 것입니다. 세 번째로는 새로운 것을 시도해보는 것입니다. 공부를 한다든지 뭔가를 만들어 보는 것입니다.

목회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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