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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일리노이 토네이도

박춘호

박춘호

3월 초순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이날 시카고를 포함한 중서부 지역에 강풍이 불었는데 거주하고 있는 집도 영향을 받았다. 지붕과 사이딩을 연결하는 부위에 부착되어 있던 철재 마감재가 바람에 뜯겨진 것이었다. 이 일이 발생하기 몇달전에는 역시 강풍으로 지붕을 덮고 있는 싱글스라는 마감재 몇 개가 떨어진 적도 있었다. 얼마나 센 바람이 불었길래 철제 판넬이 떨어지고 지붕 마감재가 날아갈까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10분 정도 되는 짧은 시간에 집에 불었던 강풍을 떠올리고 나니까 오싹한 기분마저 들었다.  
 
일리노이가 더 이상 토네이도로부터 안전 지대가 아니라는 전문가들의 견해가 나오고 있다. 그간 일리노이는 지진이나 태풍, 토네이도, 산불 등의 자연 재해로부터 안전한 곳으로 평가받았다. 여름철 폭우로 인한 침수 피해가 저지대에서 나타날 수는 있지만 막대한 인명 피해를 유발할 수 있는 대형 자연재해가 최근 수십년간 시카고 인근에서 발생하지는 않았던 터다.  
 
하지만 토네이도는 다르다. 기상학자들은 2018년 이후 일리노이를 비롯한 중서부 지역에서 관측된 토네이도의 숫자가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올해만 해도 벌써 100개 이상의 크고 작은 토네이도가 일리노이에서 생겼는데 이는 평년 일리노이에서 발생하는 토네이도 숫자에 비해 두배 가량 많은 숫자라고 한다.  
 
가장 대표적으로 2021년 6월 시카고 서부 서버브인 네이퍼빌과 우드릿지에 강력한 토네이도인 EF-3급이 관측되면서 관련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또 시카고 다운타운에서도 토네이도가 목격돼 주민들이 불안에 떨기도 했다.  
 


보통 토네이도 하면 미시시피와 알라배마, 텍사스 지역에 집중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요즘에는 테네시와 인디애나, 일리노이 주 등 북쪽으로, 동쪽으로 토네이도 발생 지역이 이동하고 있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를 두고 기상학자들은 기후 변화가 일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하지만 그 외에도 다른 영향도 있는 것을 파악하고 있다.  
 
문제는 토네이도 발생 지역이 이동하면 그 피해 역시 이전과는 다른 수준으로 급증한다는 것이다. 특히 미시시피강 상류의 동쪽에 토네이도가 발생하면 인구 밀집 지역일 뿐만 아니라 건물과 자산이 몰려 있기 때문에 인적, 물적 피해 역시 증가할 수밖에 없다. 또 이런 지역에는 상대적으로 토네이도에 대한 대비가 부족하기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도 있다.  
 
2021년 12월 일리노이 남부 세인트루이스 인근 에드워즈빌의 아마존 창고에서 발생한 토네이도 피해가 대표적이다. 연말 쇼핑 시즌이던 이날 이 지역에 토네이도 발생 경보가 내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창고 노동자에 대한 대피 명령이 제때 내려지지 않아 6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이날 토네이도가 얼마나 강력했는지 11인치 두께의 벽이 무너지고 40피트의 높이의 지붕이 떨어지면서 100만 평방피트 규모의 창고 건물 중 풋볼 경기장 크기가 주저 앉았다. 잠깐의 방심이 엄청난 인명 피해와 금전적인 손실을 가져온 것이다.  
 
중서부 주민들도 토네이도에 대비하는 방법도 알아둬야 한다. 우선은 토네이도 발생을 미리 예보하는 뉴스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일기 예보를 자주 챙겨야 하는데 요즘에는 스마트폰을 통해 폭우와 토네이도, 썬더스톰과 같은 기상 예보가 자동으로 전송되기 때문에 누구나 손쉽게 파악하고 대비할 수 있다. 11일만 하더라도 강력한 썬더스톰이 쿡카운티 지역에 올 것이라는 자동 문자가 오후 3시에 발송되기도 했기 때문에 만약 이런 메시지를 받는다면 즉각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
 
또 토네이도가 일반 주택에 가장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곳이 거라지 도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강한 바람이 거라지 도어를 부수게 되면 이를 통해 집 전체에 돌풍이 불어 집 안을 쑥대밭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거라지 도어로 들어온 바람은 집 안에서 상승하며 지붕 전체를 날려버리기도 하는데 이런 상황이 발생하면 피해는 급속도로 커지게 된다. 주택 자체를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거라지 도어에도 토네이도급 바람에 견딜 수 있는 제품이 있다. 한순간에 모든 거라지 도어를 교체할 수는 없겠지만 노후로 인한 교체나 신축집을 지을 때 이런 옵션을 생각해 볼 수는 있는 문제다. 지붕 역시 마찬가지다. 지붕 시공을 하거나 교체를 하면서 토네이도에 더욱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양면 테이프와 같은 특수 접착제 등을 이용해 지붕을 더욱 견고하게 부착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지붕은 보통 20년을 전후해 한번씩 교체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 토네이도에 날아가지 않도록 더 튼튼하게 보강을 할 수 있다.  
 
영화에서 보면 토네이도가 불어 소가 하늘로 쓸려 올라가고 자동차가 날아가는 등 현실적으로 잘 상상할 수 없는 장면이 나온다. 이제 일리노이에서도 이런 일들이 벌어지지 말라는 법이 없게 됐다. 전세계적으로 탄소 배출이 늘어가고 지구 온도가 높아지며 기후 변화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고 있지만 우리 삶 속에서 하나둘씩 바뀌는 환경들로 인해 이상 기후가 나타나는 것은 아닌지 살펴볼 때다.  
 
 
 

Nathan Park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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