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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도 버스 40분 기다렸다

[보행자·대중교통 실태 조사]
KYCC, 타운 최초로 안전 점검
인도엔 오물·홈리스는 위험
대시버스 배차시간 들쭉날쭉
“아들 자전거 등교 걱정 앞서”

8일 KYCC와 시민들이 LA한인타운의 보행자 안전 및 대중교통 서비스 만족도 조사에 나섰다. 6가와 버몬트 선상에서 션 국(왼쪽 첫 번째) KYCC 기획국장이 참여자들을 인솔해 교통안전을 점검하고 있다. 김상진 기자

8일 KYCC와 시민들이 LA한인타운의 보행자 안전 및 대중교통 서비스 만족도 조사에 나섰다. 6가와 버몬트 선상에서 션 국(왼쪽 첫 번째) KYCC 기획국장이 참여자들을 인솔해 교통안전을 점검하고 있다. 김상진 기자

주말인 지난 8일 오전 한인타운청소년회관(KYCC·관장 송정호)은 LA한인타운 내 보행자 및 대중교통 이용자들의 안전과 서비스를 위해 현장 조사에 나섰다. 남가주정부연합(SCAG)이 후원하는 이번 점검은 타운 최초의 보행자 현장 실태 조사다. 조사는 이날을 시작으로 이달내 총 3차례 진행된다.
 
조사의 출발지점은 타운내 5가와 버질 교차로다. KYCC 환경&커뮤니티의 션 국 기획국장이 출발에 앞서 점검 목록을 담은 설문지를 참여자들에게 전달했다. 주변 보행자, 정류장의 그늘막, 도보 청결도 등 타운에서 걸어서 이동하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신경이 쓰일만한 사항들이 빽빽이 담겨있다. 보행자의 입장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만족도와 개선점을 기록하는 것이다.
 
거리로 나선 KYCC 관계자 4명과 참가자 6명의 조사단은 버몬트와 6가의 버스 정류장까지 도보로 이동했다. 버몬트가 가까워지자 도보는 더는 본래의 색을 찾아볼 수 없이 오물로 검게 더러워져 있었다. 공용 쓰레기통 위엔 콜라 캔과 쓰레기봉투가 넘쳐 흘렀다. 바닥엔 깨진 유리 조각들이 흩뿌려져 있다. 정류장 반대편 벤치 사이 바닥에는 홈리스가 두꺼운 침낭을 깔고 앉은 채 인상을 쓰고 있다.
 
고등학생 자녀와 조사에 참여한 태미 유씨는 타운에서 자전거를 타고 통학하고 싶다는 아들의 말에 걱정이 앞섰다. 그는 “항상 차를 타고다녀서 몰랐는데 인도로 다니기 생각 이상으로 위험한 것 같다. 코로나19 확산 이전보다 더 더러워졌고 홈리스는 더 많아졌다. 학생인 아들이 매일 자전거를 타고 다니기엔 안전하지 않다”며 우려를 표했다.
 


타운 마을버스 격인 ‘대시(DASH)’ 버스를 기다린 지 18분째, 멀리서 한 대가 다가왔다. 대시는 웨스턴과 버몬트 사이 한인타운을 순환한다.
 
에어컨이 틀어진 버스 내부는 쾌적했다. 한인 시니어도 두 명 탑승해 있었다. 7가와 버몬트 정류장에 한인 여성 시니어 3명이 버스에 올랐다. 타운 내 코리아타운플라자 인근 정류장까지 간다고 한다. 그들은 입을 모으며 “요금이 공짜인 데다 생각보다 시원하고 깨끗하다”며 일반 버스보다 낫다고 말했다. 다만 들쑥날쑥한 대기 시간은 고쳐야 할 점이라고 지적했다.
 
버스에서 내려 하버드 불러바드까지 다시 보행자 안전도를 점검했다. 주택가에 접어들자 울창한 가로수 사이 도로는 다시 고요했다.  
 
다시 대시 버스 정류장에서 다음 차가 올 때까지 대기 시간을 재봤다. 40분이 걸렸다. LA교통국이 웹사이트에 공지한 배차 간격 20분의 정확히 두 배다. 이날은 상대적으로 교통량이 많지 않은 주말이었다.  
 
출근을 위해 일주일에 최대 5차례 버스를 이용한다는 조사 참여자 사미르 앨런은 “오늘 조사는 낮이지만 저녁이나 밤에는 버스도 위험해질 수 있다”며 다양한 시간대에 조사할 것을 제안했다.또한 그는 “그늘막이 없는 정류장이 많고 배차 간격이 긴 것은 시급히 바뀌어야 할 점”이라며 대중교통의 현실을 지적했다.KYCC 행사를 자주 참여한다는 브리트니 로는 “타운 안에서도 지역에 따라 노약자가 다니기에 위협적인 곳들이 많다. LA의 대중교통이 안전하지 않다는 평소 생각과 어느 정도 들어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KYCC는 이날 기록한 자료를 취합해 단체 웹사이트 및 소셜미디어(SNS)에 분석 자료를 올릴 예정이다. 누구나 볼 수 있는 현장 자료 데이터베이스를 만들어 추후 타운 정책 설립 및 개선에 필요한 자료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션 국 기획국장은 “최근 다운타운의 미래 운영계획을 확립하는 다운타운 플랜이 구체화했다. 다음은 한인타운이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타운의 경우 마지막 계획의 업데이트는 2001년이었다. 앞으로 수십년간 타운의 미래를 결정할 플랜에 앞서 도로 현장의 실태 조사에 나섰다”며 계기를 설명했다.
 
그는 “타운의 현실은 거리에 가로등이 없는 경우가 허다하고 경찰은 늘어난 홈리스에 대응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주민들이 두려움 대신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환경을 반드시 조성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KYCC는 향후 온라인 설문조사를 시행해 도로 환경에 대한 대중의 의견을 취합할 예정이다. 오는 22일과 29일 오전 10시 KYCC는 각각 8가와 웨스턴에서 피코와 멘로까지, 서울국제공원에서 4가와 카탈리나 교차로까지 두 차례 추가 점검에 나설 계획이다.

우훈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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