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인종 우대제도 폐기 닥친 대학가 ‘역경 점수·차별척도 등급’ 대안 모색
시험 성적 가치 훼손 반발도
특히 일부 대학에서 지원자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성장하며 겪은 어려움을 가산점 요소로 평가하는 이른바 ‘역경 점수(adversity scores)’가 주목받고 있다.
NYT는 2019년 SAT를 관장하는 대학위원회(College Board)가 도입한 ‘역경 점수’와 함께 2012년부터 운영 중인 UC데이비스의 학생 선발 과정을 소개했다.
UC데이비스 의과대학은 자체적으로 마련한 ‘사회경제적 차별 척도’(SED)에 따라 모든 지원자를 0∼99점으로 등급을 매긴다. 이를 학교 성적, 시험 성적, 추천서, 자기소개서 및 면접 점수 등 지표와 종합한 점수를 통해 최종적으로 합격자를 가려내는 것이다.
UC데이비스는 역경 평가를 통해 의대생들 사이에 다양성을 상당 부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최근에 입학한 신입생 133명 중 14%가 흑인, 30%는 히스패닉계였다. 전국적으로 의대생 10%가 흑인, 12%가 히스패닉인 것에 비교하면 매우 높은 수치다.
UC데이비스는 의대 입학생의 84%가량이 불리한 환경에서 진학했고, 전체의 42%는 가족 중에 처음으로 대학에 진학한 것으로 집계하고 있다.
역경 평가를 도입한 이후 소수인종 등 대표성이 낮은 그룹 출신의 의대생 비율은 10.7%에서 15.3%로, 경제적으로 불리한 환경의 학생은 4.6%에서 14.5%로 뛰었다.
하지만 의사들 사이에서는 이런 ‘역경 점수’가 시험 성적의 가치를 훼손한다는 반발도 만만찮다.
또 사회경제적 요소를 대입 평가요소로 등급화하는 것에 법적으로 문제가 될 소지도 있다고 NYT는 언급했다. 위헌 결정 당시 존 로버츠 대법관이 제시한 다수의견을 보면 인종을 입시에 우대하기 위한 ‘대리적 방식’(proxies)도 사용돼서는 안 된다고 명시됐기 때문이다.
한편 CNN은 이날 “지난해 대법원이 ‘로 대 웨이드’ 판례를 뒤집었던 때와 달리, 이번 대법원 판결은 대중으로부터 별다른 반발을 불러오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1973년 낙태권을 인정한 1973년 ‘로 대 웨이드’ 사건 판결은 대중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고, 폭스뉴스 여론조사를 보면 작년 5월 판례 번복 직전까지도 유권자의 63%가 낙태권 유지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는 것이다.
반면 소수인종 우대 정책에 대한 여론은 매우 큰 온도차를 보인다. 지난달 퓨리서치센터의 설문조사 결과 미국인의 절반이 ‘어퍼머티브 액션’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찬성은 33%에 불과했다.
류정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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