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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영어가 좋아진다면

최성규 베스트영어훈련원장

최성규 베스트영어훈련원장

‘외국어를 배워요,영어는 아니고요’는 작가 곽미성씨가 ‘좋아서 하는 외국어의 맛’이라는 부제를 덧붙여 발간한 책이다. 작가는 10대 후반 프랑스에 어학연수를 갔다가 20년 이상 살면서 직장을 구하고, 저술 활동도 하고 있다. “내가 프랑스어를 말할 때 프랑스는 내게 문을 열었다”는 그녀는 요즘은 이탈리아가 좋아져서 이탈리아어 공부를 시작했다고 한다.
 
이 책은 유용한 쓸모도,직업적 메리트도 없는 언어지만 그냥 좋아서 하는 외국어 공부에 관한 이야기다.  그녀는 책에서 “이미 늦었다”의 세계에서 “아직 시간이 있다” 의 세계로 나아가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국적인 다양한 삶, 차이를 인정하는 자세 등을 이야기하고 언제든지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용기를 갖도록 독자를 이끈다. 누구나 마음속에 다른 나라 하나쯤은 품고 살듯이 이탈리아는 작가에게 그런 나라였다.
 
이 작가의 이탈리아어에 비하면 미국에 사는 우리에게 영어는 상당히 유용하다. 직업적인 메리트도 있고, 쓸모도 많다. 미국에 사는 누구에게나 미국이 마음에 품고 있는 나라는 아닐 수  있지만,영어를 말하게 되면 미국은 더 친근하게 다가올 것이다.  
 
그러나 1세들에게 영어는 영원한 미완의 숙제다. 미국에 오래 살면서 얻은 결론은 영어를 쓰는 나라에 오래 산다고 영어가 저절로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오랫동안 영어공부를 했지만 미국에 와서 말이 안 되는 것은 한국의 잘못된 영어교육 탓이다.  
 
한국은 단 한 번의 대학 입학시험으로 장래가 결정되다시피 하는 나라다. 당연히 실용성보다는 공정하게 등수를 가릴 수 있는 시험이 교과과정에서 우선시 된다. 영어는 수능에서 절대평가로 시험 방식이 바뀌었지만,쉬운 영어보다 점수 차이를 낼 수 있는 다른 과목에 올인하게 되면서 영어교육은 더 뒤로 밀리게 되었다. 더 큰 문제는 미국에 와서도 오랜 습관 때문에 같은 방법으로 영어를 공부한다는 것이다.
 
한국 정부는 지난 2010년쯤 말하는 영어교육으로의 개혁을 시도한 적이 있었다. 그때 교육 전문가들이 왜 말이 안 되는지를 진단하는 작업을 했다. 결론은 영어공부를 하면서 말하는 연습은 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대표적인 생활영어 교육 전문가 민병철 교수도 그의 저서 ‘세계를 당기는 말,영어를 배워라’ 에서 말하는 영어는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말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말하는 연습은 어떻게 해야 할까? 영어공부는 문법,단어,독해,작문을 따로 공부한다. 하지만 말하기 연습은 문장구조와 단어,독해,발음을 같이 연습한다. 말하기 연습용으로 만들어진 교재의 대화체 문장을 크게 소리 내 읽으며 말하는 연습을 하는 것이다. 반복 연습을 통해 머리에 기억되기 때문에 작문과 어순 정리는 저절로 된다.
 
한국에서는 이번에 정부가 추진하는 교육 개혁이 성공해 공교육이 책임을 다하는 정상적인 사회가 되면 좋겠다. 미국의 한인 1세들도 영어공부 방법을 바꿔 영어와 더 친해지면 미국은 더 마음을 열 것이고, 영어공부도 좋아질 수 있을 것이다.            

최성규 / 베스트 영어 훈련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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