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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와 사회물리학] 인간의 노동이 곧 하나님의 일

하나님은 스스로 즐겁고, 보람되게 일하시는 분이시다.  
 
직접 우주와 지구의 생태계를 만드시고 흙으로 사람을 빚으시고 나서 즐겁고 기뻐하셨다. 그리고 동쪽에 있는 에덴에 동산을 일구시고, 사람을 에덴동산에 두어 맡아서 돌보게 하셨다.  
 
사람이 해야 할 '맡아서 돌보게 하는 일'의 동사는 히브리 동사 '아바드(abad)'로서 '섬기다 봉사하다(serve)'의 의미가 있다. 돌보고 섬기는 일은 하나님께 순종하는 일로서 노예의 속박이 아니라 즐겁고 가치 있는 일이다. 노동은 에덴동산에서 쫓겨난 결과가 아니라 섬기는 일이며 하나님의 일에 동참하는 일이다. 선악과 때문에 생긴 불순종의 결과로 노동이 새롭게 부과된 것이 아니라 노동이 힘들어지게 되고 생존의 굴레가 되어버렸다.  
 
앙드레 비엘레는 인간의 타락으로 노동이 죄로 오염되면서 타락 이전에 노동을 통해 누렸던 즐거움이 수고해야만 하는 고통스러운 일이 되었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노동의 즐거움과 노동이 제공하는 쉼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안식일의 의미를 재고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노동 자체는 하나님의 창조 섭리를 이어가는 하나님의 일이다. 사람을 창조하신 하나님이 일하시는 분이기에 사람도 일하는 것이다.  
 
인류가 공동체 사회를 이루게 되면서 다양한 노동은 서로를 생존하게 하는 연결고리가 되었다. 현대사회에서 홀로 생존하는 것은 무의미하고 불가능하다. 현대인은 누군가의 노동으로 이루어진 자본과 생산물을 이용해야 하고 본인도 노동함으로써 공동체의 필요를 제공하며 공존한다. 노동이 다양화되면서 노동을 관리하고 책임지는 지배 군이 생겨나고 노동을 제공하는 피지배 군이 생겨나면서 노동의 보상이 중요한 쟁점이 되었다. 성경은 노동의 대가를 정당하게 줘야 함을 보여준다. 노동을 제공한 야곱은 정당한 보상을 받지 못하게 되자 고용주인 외삼촌 라반과 갈등이 일어났으며 결국에는 안 좋게 떠나게 된다. 구약은 노동의 대가가 정당하게 지급되어야 한다고 가르치고 합당한 보수를 지급하지 않아 노동자를 억울하게 한 자를 심판하라고 가르친다.
 
초대교회 시대 헬라 문화는 육체와 정신을 구별하여 육체적인 노동은 인간의 품위를 떨어뜨린다고 생각하고 정신적인 일을 더 존중하였다. 그래서 노예가 육체적인 일을 하게 하였다. 그러나 바울은 수고하여 제 손으로 떳떳하게 벌이를 하라고 가르쳤다. 그리고 궁핍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줄 것이 있을 정도로 일을 하라고 강조한다.
 
중세 교회는 이분법적으로 성과 속을 엄격하게 구분하여 영적 계급과 세속 계급을 구분하고 영적 계급에 속한 교황, 주교, 수도사 등은 직업을 통한 노동을 하지 않았다. 종교개혁을 이끈 루터는 모든 직업의 일은 하나님의 일과 동등한 가치를 가지며 신앙 공동체 안에서의 일 뿐만 아니라 세속사회 속에서 직업을 갖고 행하는 모든 노동이 사회적 책무를 공동으로 지는 일이며 거룩한 소명이라고 밝힌다. 칼빈은 노동자들의 땀의 결정체로 재화가 제공되는 것은 하나님의 일에 대한 보상으로서, 노동자들의 품삯이 제공되지 않는 현상은 부당한 일이라고 일갈하였다. 그리고 노동의 비보상에 대한 심판은 노동자가 아닌 하나님으로부터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앙드레 비엘레는 인간이 노동을 통해 얻은 재화는 사회구성원으로서 공동체 사회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것으로 재화를 얻기 위한 인간의 노동 자체가 하나님의 일이라고 강조하였다. 육체적 노동이든 정신적 노동이든 사람의 일은 공동체를 지속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현대교회 안에 숨겨진 직업의 편견이 존재함을 보게 된다.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직업을 가진 이를 성공한 신앙인으로 인정하는 분위기가 노동직업을 가진 이들을 좌절하게 만들기도 한다. 교회는 모든 직업인을 하나님의 일꾼으로 존경해야 한다. 교회는 헌금이나 바치는 물건의 양과 관계없이 하나님께서 주신 모든 건전한 직업을 하나님의 일로써 존경해야 한다. 즐겁고 기쁘게 노동하고 성실하고 정직하게 직업에 임하며 공동체에 포함된 이웃을 섬기는 그리스도인이 존경받는 이민교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email protected]

조철수 / 목사·맥알렌세계선교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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