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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마당] 숨어있는 흔적

지난해
 
겨울에도 봄에도 왔다
 
올 때마다 밤을 넘는
 
기억의 흔적 속에
 
 
 
실눈 같은
 
초승달과 비너스의 만남이
 
검은 거울 속에담긴 채
 
깊은 잠을 잔다
 
 
 
수만번 지나온
 
흔적도 없는 하얀 물길
 
낮을 삼킨 어둠 속 깊은 곳에
 
아무렇게나 모른 척아는 척
 
춤추는 대서양의 자손들
 
바람잡이 황금 줄에 메었다
 
 
 
피곤한 하루 세상의 것
 
흔적을 지우며
 
밀물과 썰물의 틈새에 얽힌
 
바다의 길손들
 
숨어 있는 흔적
 
수평선을 흔들어 깨운다

오광운 / 시인·롱아일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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