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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챗GPT와 글쓰기

이희숙 수필가

이희숙 수필가

새롭게 맞이한 해의 그림자가 훌쩍 반을 드리운다. 칠십이라는 꼬리표를 단 채 문명의 기기를 손에서 다루며 따라가기에 숨차다. 그 거리를 좁혀보고자 ‘챗(Chat)GPT와 글쓰기’라는 책을 관심 있게 읽었다. 컴퓨터 링크에 접속하여 회원가입을 했다. 챗GPT가 나타나자, 나뿐만 아니라 전 세계인이 큰 충격을 받았다. 2022년 11월 30일에 챗GPT가 웹으로 무료 서비스를 시작했다. 불과 두 달 만에 사용자가 1억 명이 넘었다. 책을 읽으며 그의 정체 앞에 놀란 가슴을 다잡을 수 있었다.  
 
이 책은 챗GPT와 같은 AI가 어떻게 글을 쓰는지,  AI(인공지능) 최초의 챗봇부터 지금 챗GPT까지 AI의 글쓰기 원리와 전문 기술을 글쓰기와 연계해서 알려 주었다. 챗GPT는 인공지능으로 엄청나게 많은 데이터를 학습해서 사람의 질문에 대한 답을 글로 쓰는 대화형 언어모델이다. 이를 만든 OpenAI는 미국의 인공지능 기업이자 비영리 단체로 2015년 일론 머스크, 샘 알트만, 리드 호프만, 피터 틸이 설립했다. 2021년까지 데이터로 학습했으므로 그 이후에 일어난 일이나 지식은 모른다. 가끔 부정확한 정보로 대답할 수 있고, 유해한 지시나 편향된 내용으로 대답할 수 있다는게 지금의 한계다.  
 
웹에 들어가 궁금증을 풀기 위해 질문을 시작했다.  “AI가 글쓰기를 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라고 물었더니 “저는 AI이기 때문에 글쓰기에 대해서는 개념적인 이해만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AI가 글쓰기를 통해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전달하거나, 예술 작품을 창작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은 매우 흥미롭고 가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사실에 기반을 둔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독창적이며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담고 있다면, 그 글의 가치는 높을 것입니다”라고 대답했다.
 
이어 챗GPT가 작성한 기사들을 읽어보았다. 챗GPT가 나오기 전부터 딥러닝으로 무장한 AI를 통해 스포츠나 증시 소식, 경제 지표 발표 등과 같은 기사는 사람이 아닌 AI를 활용해 내보내는 언론사도 있다고 했다. 챗GPT 플러스라는 새 버전이 나와 이제는 최신 소식까지 모두 활용할 수 있다. 최근에 나온 버전 챗GPT 4는 인터넷과 연결돼 있고 처리 속도도 훨씬 빠르다. 세상은 지금 엄청난 대 격변기에 진입했다 변화에 속도가 붙으면 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갈까? 두려움이 생긴다. 챗GPT가 몰고 올 엄청난 파장과 충격은 놀랍다. 그동안 자신의 역량을 발휘해 글을 써왔던 작가는 앞으로 어떻게 좋은 글을 써야 할까?  
 
“봄에 대한 시를 써 보세요”라고 해보았다. 물 흐르듯 생각할 여지 없이 술술 시가 적혔다. 그런데 무언가 이상하다. 영혼이 없다고 할까? 작품의 주제와 작가의 의도같은것은 없이 이미지만 서술되어 있다. 인공지능은 수사는 하지만 설득은 못 한다. 다양한 스타일로 생각을 표현할 수 있지만 그것이 상대를 감동시키거나 설득하지 못한다는 말이다. 데이터를 정리해서 보여줄 뿐이다. 우리는 내용의 정보력과 글의 구성력에서는 승부를 볼 수 없다. 그렇다면 사람다운 생각과 경험에 차별을 두어야 하지 않을까.
 
그동안 나는 글을 쓰며 인터넷을 이용해 정확한 정보와 단어의 의미와 관련된 글을 찾곤 했다. 단순한 조사, 정리나 분석, 요약이나 발췌, 수사법이나 문법 적용 같은 것은 AI가 훨씬 잘한다. 이제 챗GPT에 더 구체적인 질문을 던져 해결을 얻고자 한다. 퇴고할 때 신경을 쓰던 문장 표현의 반복 등 여러 요소를 입력하여 질문해 보려 한다. 동화와 소설의 서사 구성(Plot)인 ‘기, 승, 전, 결’도 시험해보고자 한다. 시간 절약과 직접적인 도움을 받을 것 같다.  
 
AI는 글쓰기 경쟁 상대가 아니라 사람의 도구일 뿐이다. 그를 받아들이고 활용하고, 나의 경험에서 온 깊은 사고와 철학을 펴나가는 것이 내가 앞으로 할 글쓰기의 방향이라고 깨닫는다. 여기에서 AI와 사람의 글쓰기 차이를 규명할 수 있어야 한다. 이제 우리는 고차원적인 글 즉 사람만의 경험과 생각, 관념이 들어간 글을 써야 한다. AI보다 더 좋은 글을.  

이희숙 /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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