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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읽기] 탈(脫)중국과 ‘알타시아(Altasia)’

‘탈(脫)중국’은 대세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주요 글로벌 기업들은 중국의 임금 급등, 미·중 패권 경쟁 등을 피해 중국에서 공장을 빼낼 궁리를 하고 있다. 대중 수출이 12개월째 줄면서 국내에서도 ‘중국 의존도를 낮출 기회’라는 말이 나온다.
 
쉽지 않은 선택이다. ‘세계 공장’ 중국은 소재 및 부품 조달, 물류, 시장 접근성 등 여러 분야에서 최적의 제조 환경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한 해 약 1000만 명의 대졸자가 쏟아져 나오는 등 고급 인재도 풍부하다. 어디서 이런 조건을 갖춘 나라를 찾을 수 있다는 말인가.
 
그래서 나온 게 ‘알타시아(Altasia)’다. 영국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가 최근 만든 용어다. 대체라는 뜻의 ‘Alternative’에 아시아의 ‘asia’를 합쳐 만들었다. ‘중국을 대체할 아시아의 나라들’이라는 뜻이다.
 
특정 한 나라가 중국을 대체할 수는 없지만, 합쳐 보면 얘기는 달라진다. 기술력은 일본·한국·대만 등이 뛰어나다. 싱가포르는 물류 서비스가 강하고,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는 자원이 풍부하다.  
 
베트남·태국·인도 등은 투자 정책의 틀이 잡혀간다. 필리핀·방글라데시·미얀마·라오스·캄보디아 등의 인건비는 중국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이들 14개 ‘알타시아’의 전체 노동인구는 14억 명으로 중국의 9억5000만 명을 추월한다. 대미 수출 총액도 중국보다 많다. 중국을 대체할만한 충분한 제조 여건을 갖췄다는 게 이코노미스트의 평가다.
 
이미 진행되고 있는 흐름이다. 대만 폭스콘은 아이폰(애플) 생산 거점을 인도로 다각화하고, 인텔은 베트남 호찌민시에 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삼성도 핸드폰 공장을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옮겼다. 미·중 갈등에 따른 공급망 변화가 ‘알타시아’로의 제조업 이동을 재촉하고 있다.
 
기회다. 우리는 14개 ‘알타시아’ 중에서도 반도체·자동차·조선·화학 등 거의 전 산업에 걸쳐 고루 경쟁력을 갖춘 나라다. 베트남으로 가려는 공장이 있다면, 한국으로 와야 할 기업도 분명 있는 법이다.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회사 ASML이 경기도 화성에 ‘화성 캠퍼스’를 조성하는 건 이를 보여준다. 산업 포트폴리오와 기술 경쟁력의 이점을 살리면 우리도 첨단 제조 분야 ‘포스트 차이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규제 개혁이 시급한 이유다.
 
한국은 과연 그 기회를 잡아챌 준비가 되어 있는가. ‘알타시아’의 부상이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한우덕 / 한국 중앙일보 차이나랩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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