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 빛나던 미국, 이젠 범죄가 날뛰어”…총격범 저지 브랜든 샤이
한인 언론 첫 단독 인터뷰
영웅 됐지만, 근본 문제에 집중
“정치가 예전 명예 되찾아줘야”
한인 총격 피해자들 위해 기도
피해자 지원 펀드 한인도 환영
이미 십여 명을 총격 살해하고 온 무장 총격범과 몸싸움을 벌여 총을 빼앗은 그는 전국적인 ‘영웅’이 됐다.
대통령과 주지사를 만났고, 아침 뉴스쇼에 초대받아 수만 달러의 장학금도 받았다.
135일이 지난 지금 사건의 중심에 섰던 영웅은 댈러스 총격의 악몽에서 아직 빠져나오지 못한 우리에게 어떤 메시지를 줄까.
마치 예정된 것처럼 여기저기 벌어지는 총기 난사 사건과 한인 피해자들을 그는 어떻게 바라볼까.
아침 시간 연습을 위해 이용객들이 붐비던 스튜디오 로비, 사고 현장에서 그를 만났다.
죽을 뻔했던, 그래서 무서운 당시 현장으로 돌아간다면 똑같이 하겠냐고 먼저 물었다.
그는 “사고 후 일주일 동안 잠을 제대로 못 잤다. 상황은 끝났지만, 머릿속 내 삶은 그 상황에 멈춰있는 것 같았다. 만약 돌아간다면 무섭지만, 피해자를 줄이도록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다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답했다.
수많은 정치인을 만나며 느끼거나 알게 된 ‘총기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는 무엇인지도 궁금했다.
그는 “궁극적으로 총격범이 여러 총기를 소유하게 된 것은 결국 시스템의 문제이며, 시스템을 그대로 두면 언제든지 사고는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총기 소유를 규제 방식을 더욱 정교하게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년 전 애틀랜타 ‘한인 스파 총격’과 최근 ‘댈러스 쇼핑몰 한인 가족 살해 사건’ 등 한인들의 무고한 사망에 대해서도 매우 마음이 아팠다고 밝혔다.
“애틀랜타 피해자 추모 행사에 참여한 기억을 갖고 있어요. 한인 유족들에게는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희생된 분들을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특히 아시안 소수계는 총기 문화에 익숙하지 못해 더 범행에 취약한 상태에 놓여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더는 총격 범행으로 가족이 헤어지는 일이 없어야 할 것입니다.”
그는 정치인들에게는 “미국은 새로운 도전과 희망으로 반짝이던 곳인데 이제는 악마 같은 범죄들이 날뛰는 곳이 됐다”며 “위정자들이 예전의 명예를 다시 찾을 방법을 만들어 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선험자’로서 총격범과 마주친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현실적인 질문에 그는 영웅이 되지 말라고 조언했다.
“저는 사실 본능적이면서도 무모한 짓을 한 겁니다. 여러분은 절대 그러지 마십시오. 집과 비즈니스라면 어떻게 신고할 것인지 염두에 두고 평소 준비하는 게 좋겠죠. 자신과 가족을 보호하는 것이 최우선이어야 하며 맨손으로 저항하면 안 됩니다. 우습게 들릴 수도 있지만, 영웅이 되려고 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그에게 그동안 감사를 표시한 많은 사람과 기관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한 초등학교 학생들이라고 했다.
“반 학생들이 같이 그린 그림과 격려 편지들을 받았는데 반갑고 고마웠어요. 저도 제가 느낀 것들을 편지로 쓰고 피자 주문용 현금 카드를 같이 보냈어요.”
‘영웅’은 어떻게 일상으로 돌아올 것인지도 궁금했다. 그는 곧 대학에 진학하고 싶다고 전했다.
“사고가 가장 많이 바꾼 것은 저 자신인 것 같아요. 경관이 될 생각은 없습니다. 더 커뮤니티에 기여하는 사람이 되려면 더 많이 배워야 하겠죠. 동시에 심각한 정신건강 문제를 알리는 비영리 단체 활동을 병행하려고 합니다.”
그는 ‘브랜든 샤이 영웅 펀드(Brandon Tsay Hero Fund)’를 만들고 피해자들을 돕기 위해 일할 것이라며 같은 뜻을 가진 한인사회 구성원들에게 관심과 도움을 당부하기도 했다.
글·사진=최인성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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