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영의 바람으로 떠나는 숲 이야기] 나바호 인디언들의 성지
모뉴먼트 밸리
특히 이곳은 서서 돌 창문으로 하늘을 쳐다보는 것 보다 편안한 자세로 땅에 누워 하늘로 향한 것 같은 창문을 보는 것이 훨씬 더 감동적이다. 인디언들은 땅을 어머니라고 표현하듯이 땅에 몸을 대고 하늘을 바라보고 있으면 무언가 신성한 것이 피부 속을 뚫고 들어와 가슴에 감동으로 머무는 듯 하다. 가이드가 알려준대로 관광객 모두가 진흙암 위에 전부 일렬로 비스듬한 경사의 바위벽에 드러누우니 거대한 돌 창문을 통해 하늘이 보인다. 이때 어디선가 구슬픈 피리 소리가 울려 퍼진다. 아마도 한 인디언이 맞은편 높은 석벽을 배경으로 피리를 불고 있는 듯 하다. 흐느끼는 듯한 피리 소리는 바닥에 드러누워 있는 우리 일행의 가슴 속으로 파고 든다. 잠시후 가이드인 다니엘이 그 음에 맞추어 북을 치기 시작했다. 천천히 북을 치다 다시 빨라지는 북소리에 아무도 소리내지 않고 자연의 일부가 된 듯 흐르는 음악을 즐기고 있었다. 황토 바위벽에 기대어 누워있는 40여명의 마음 속에는 지금 그 시간이 정지했으면 하는 느낌이었을 지도 모르겠다. 다니엘은 빅호간의 남쪽 석벽에서 그리고 피리를 부는 인디언은 그곳보다 30m정도 더 높은 맞은 편의 석벽에서 그림처럼 그들의 호흡을 맞추며 옛 그들의 조상이 그랬듯이 그들의 소원을 우리가 드러누어 있는 바닥에서부터 끌어올리고 있었다.
이후 가이드 다니엘이 여자들만 앞쪽으로 일렬로 서게 했다. 그리고는 인디언 전통 춤을 가르쳐 주면서 원형으로 이끌며 춤을 추기 시작했다. 신명나는 장단에 맞추어 스탭을 밟는 일행들을 이끌던 인디안 가이드가 갑자기 아리랑을 부르기 시작했다. 한국 관광객들에게 우리의 음을 배운 인디언들이 그들의 피리와 북과 함께 이 성지에서 부르고 있는 것이었다. 정말 잊을 수 없는 시간들이었다.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이 많은데 이런 분위기는 영원히 우리의 가슴에서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바로 이러한 맛 때문에 여행을 계획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시간이 충분치 않다면 삼호관광에서 떠나는 모뉴먼트 밸리 일정에 동참하면 된다.
정호영 / 삼호관광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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