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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야당과 양치기 소년

박철웅 일사회 회장

박철웅 일사회 회장

이솝 우화에 양치기 소년 이야기가 있다. 이 소년은 양을 치다가 심심풀이로 늑대가 나타나지도 않았는데 “늑대가 나타났다”고 외치는 일이 잦았다. 그때마다 마을 사람들은 늑대를 잡기 위해 모였다가 속은 것을 알았다. 한두 번이 아니라 매번 그러니 마을 사람들은 화가 나기 시작했다. 그런데 어느 날 진짜 늑대가 나타나자 양치기 소년은 “늑대가 나타났다”고 소리를 질렀지만, 마을 사람들은 또 소년이 거짓말하는 줄 알고 아무도 오지 않았다. 결국 양 떼와 양치기 소년은 늑대에게 잡아먹혔다는 이야기다.
 
지난 한·일정상회담을 통해 양국은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의 해양 방류에 대한 조사에 합의했다. 원자력안전기술원,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등 전문가 21명으로 꾸려진 시찰단이 23, 24일 이틀 동안 후쿠시마 제1 원전을 찾아 점검했다. 지난 21일 시찰단장인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장은 인천국제공항에서 일본으로 출국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일본의 계획이 적정한지 전체적인 검토 과정 중 하나로 현장에서 확인할 부분을 확인하고 점검하고 오겠다”고 밝혔다. 특히 시찰단은 오염수 저장 탱크와 오염수 처리 시설인 다핵종제거설비(ALPS)를 통과한 오염수의 방사성 물질 농도를 확인할 수 있는 원본 자료를 일본 측에 요구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이재명 대표 등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시찰단 출국 전날 시민단체가 개최한 ‘일본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전국 행동의 날’ 집회에 참석했다. 이 대표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대통령과 정부의 책임을 내다 버리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한 “식수로 먹어도 괜찮다는 사람을 불러다가 헛소리 잔치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비난했다. 이어 “일본은 전 세계 바다가 오염되든 말든 갖다 버리면 능사겠지만, 대통령이나 정부가 거기에 동조할 이유는 없지 않으냐”고도 했다. 더 나아가 더불어민주당은 “시찰단은 국민 신뢰를 잃었다.” ‘견학단’, ‘관광단’, ‘유람단’이란 말이 괜히 나오겠느냐”며 비판 공세를 이어갔다.
 
이에 국민의힘은 “국면 전환용 반일 선동집회”라고 반박했다. 그도 그럴 것이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의 해양 방류가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지 않은가. 그렇다면 수산물과 직결되어 있는 오염수의 해양 방류가 지난 정권에서는 왜 방치했는가. 한·일 간 합의로 정부 차원의 오염수 해양 방류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졌어야 하지 않는가. 반일감정만 앞세워 국민의 식생활을 위한 조치보다는 반일선동에만 올인하지 않았는지 돌이켜봐야 할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이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의 해양 방류 문제와 관련해 정부·여당에 맹공을 퍼붓고 있지만, 야권에서도 이 같은 대응이 지나치게 선동적이란 주장이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지낸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 소장은 지난 22일 페이스북에서 야당의 주장에 대해 “당장 저 같은 사람조차 그다지 설득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 소장은 야당이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비판하며 수산물 문제를 부각하는 것과 관련 “수산물에 대한 불신을 키우는 것은 자칫 수산업 종사자 생계를 위협하는 것이 될 수 있다”며 “민주당이 이런 주장을 하려면 과학적 논거가 훨씬 더 단단해야 한다. 현재는 그렇지 않다고 본다”고 했다. 야당이 일부 전문가 의견만을 선택적으로 인용해 주장을 앞세우는 행태를 꼬집었다.
 
시찰단의 조사결과도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국민을 선동하는 것은 ’양치는 소년‘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박철웅/ 일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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