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광장] 지식인은 말을 아끼는 것이 좋을까?
그리고 잘 안다고 했던 말이 사실과 다른 경우도 제법 많았다. 노자가 말한 대로 한다면 나는 ‘언자부지’ 인 셈이었다. 그러나 지금 나는 말을 많이 하지 않고 살고 있으니 깊은 지식을 지닌 사람으로 바뀐 셈인가?
요즘 이른바 지식인이라는 사람들이 하는 말 가운데 사회에 좋은 영향을 끼치는 것도 있지만 그로 인해 세상이 시끄러워지는 경우도 많다. 이는 그들의 말에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보통타당성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추앙하는 이른바 4대 성인들의 말도 새겨들어야 한다. 그들은 태양이 지구를 돌고 있다는 천동설을 믿고 있던 사람들이므로 그때의 세계관에 따라서 말을 했기 때문이다.
예수가 한 말을 한번 들어보자. 예수는 부활한 다음에 하늘에 올라갔다가 다시 돌아올 때는 구름을 타고 이 땅으로 돌아오겠다고 말했다. 구름은 물방울의 뭉치다. 어떻게 이런 구름을 타고 하늘을 오르내릴 수가 있단 말인가.
하지만 1세기에 살던 사람들은 이 우주가 삼층 구조로 이뤄졌다고 믿고 있었다. 따라서 구름은 땅에서 하늘로 올라가는 다리쯤으로 여겼었다. 그래서 예수는 그때의 세계관에 따라서 그렇게 말을 한 것일 게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사람이 무슨 말을 할 때 그 사람의 성품이나 말한 배경를 이해하지 못하면 그 사람이 한 말의 진위를 헤아리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누구도 절대적인 말을 할 수가 없다. 학문적 이론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내용이 뒤바뀌게 되는 수도 있고 21세기에는 진리라고 믿었던 말이 22세기에 이르러서는 허위로 바뀌게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끝으로 영국의 역사가이자 사상가인 토머스 칼라일은 ‘침묵에서 깊은 생각이 떠오르고 덕스러움도 우러나온다’ 고 말했다. 칼라일은 내게도 이제 시끄러우니 입을 다물고 말을 그만하라고 하는 것 같아 이만 글을 마쳐야겠다.
윤경중 / 연세목회자회 증경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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