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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한글학교를 졸업하며

“괜찮아, 잘 할 거야. 얼른 들어가서 선생님께 인사해. 걱정 마.”  
 
엄마의 이 세 마디 말이 내 한글학교의 첫 시작이었다. 수줍어하던 나의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새로운 친구들, 익숙하지 않은 교실, 처음 보는 선생님. 다섯 살짜리 꼬마인 나는, 이 순간이 나의 한글학교 10년 모험의 시작인 줄 전혀 모르고 있었다.  
 
내 모험의 시작은 내 주변 환경에 적응하고 주변 사람들을 서서히 알아가는 것이었다. 미국에 두 살 때 와 한국어 지식이 거의 없었던 나는, 남들처럼 한국말을 편하게 하고 싶었기에 이 여정을 시작한 것이었다. 하지만 나는 항상 분노와 짜증의 덩굴에 얽혀 있었기 때문에 이 길은 쉽지 않았다.  
 
한글학교는 지루한 집 청소 같았다. 주말이 시작되는 토요일 아침마다 일찍 일어나 한글학교에서 한국어 수업을 듣고, 집에서는 숙제와 시험공부를 하곤 했다. 한글학교 숙제와 시험공부를 도와 달라고 맨날 아빠를 괴롭혔다.  
 
받아쓰기 시험, 글쓰기 대회, 학기말 고사, 나는 진심으로 한글학교가 싫었다. 매주 나에게 소중한 토요일 세 시간을 즐기지 못했고, 심지어는 한글학교가 시간 낭비라고 생각했다. 끝이 보이지 않는 머나먼 터널길을 터벅터벅 걷는 나의 한글학교 모험. 내 인생에서 가장 긴 시간처럼 느껴졌다.  
 
이제 어느덧 10년이 지나며, 드디어 나의 한글학교의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 한글학교가 끝나가면서, 그동안 쌓아 놓았던 미움들이 헛수고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기나긴 모험 끝에 찾은 보물은 나의 발전된 한국어 의사소통 실력, 한국 역사에 대한 지식 등등으로 많은 것을 배웠다.  
 
하지만 한글학교로 인해 얻은 가장 중요한 보물은 학교에서 보냈던 10년이라는 긴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이 기간 동안 내가 겪었던 모든 경험을 결코 잊지 못할 것이다. 한글학교를 통해 한국의 문화와 명절, 수학여행, 소풍, 한국음식 만들기 등 많은 것을 경험할 수 있었다.
 
10년 동안 함께 있었던 친구들, 고마워. 좋은 한글학교 추억을 만들 수 있게 해줘서 정말 고마워. 나를 가르쳐 주신 선생님들께도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을 드린다. 나의 한국어 실력을 키워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또, 나를 항상 응원해주고 도와주는 엄마와 아빠에게도 너무너무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  
 
한글학교의 끝이 다가와 너무나도 아쉽지만 내가 만든 추억은 결코 잊혀지지 않을 것이며, 남가주 한국학교 출신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 살아갈 것이다.
 

페닌슐라 한국학교(교장 신미경)를 졸업하는 임유하 학생이 보내 온 졸업 소감 글입니다.

임유하 / 캘리포니아 수학·과학 아카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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