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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세인트 레지스 시카고

박춘호

박춘호

공식 이름은 St. Regis Chicago, 세인트 레지스 시카고다. 한 건물에 호텔과 콘도가 같이 입주해 있는 형태로 메리엇 호텔 체인 중에서 가장 고급 브랜드인 세인트 레지스에서 이름을 따왔다. 지난 15일 오픈한 시카고 다운타운 미시간 강변 남쪽에 위치한 럭셔리 호텔 겸 콘도 이름이다.  
 
물론 이 건물에 처음부터 이 이름이 붙여진 것은 아니었다. 개발 계획이 나왔을 때에는 완다 비스타로 불렸다. 중국계 대기업인 완다 그룹이 시카고의 마젤란 개발 그룹과 함께 투자를 했기 때문이었는데 여러가지 사정으로 투자에서 손을 떼면서 비스타 타워가 됐다가 최종적으로 세인트 레지스라는 이름이 붙게 됐다.  
 
건물의 정확한 주소는 363번지길 이스트 웨커 드라이브. 스테이트길을 기준으로 동쪽인 미시간 호수쪽에 위치하기 때문에 시카고에 많지 않은 주소인 이스트가 붙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이 건물은 일단 시카고 건축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위치에 올라서게 됐다. 일단 높이에서 보자면 구 시어스 타워로 불렸던 윌리스 타워와 트럼프 타워에 이어 시카고에서 세번째로 높은 건물로 등재됐다. 이 건물 다음으로는 에이온 센터와 존 행콕 타워(875 노스 미시간 애비뉴)가 뒤를 잇고 있다.  
 


세인트 레지스 시카고의 전체 높이는 1198피트에 달하고 101층이다. 이 건물을 설계한 사람도 역시 유명세를 얻고 있다. 지니 갱이라는 여성 건축가인데 요즘 시카고에서 가장 핫한 건축가 중 한 명으로 손꼽히고 있다. 세인트 레지스 바로 옆에 있는 아쿠아 건물을 디자인한 것으로도 유명한 지니 갱은 그가 이끄는 갱 스튜디오가 최근 시카고에서 추진하고 있는 대형 프로젝트를 잇따라 맡고 있어 화제다.  
 
오헤어공항 2터미널이 대표적이다. 이 터미널은 기존 낡고 오래된 건물을 허물고 다시 짓고 있는데 국내선과 국제선을 한 터미널에서 모두 처리하게 되는 허브 터미널로 다시 탄생하게 된다. 하얀색의 새를 연상하는 외형과 실내에는 친환경적인 내용으로 채워져 오헤어공항의 모습을 완전히 새롭게 바꿀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리고 세인트 레지스는 전세계에서 여성 건축가가 설계한 건축물로는 가장 높은 빌딩이라는 타이틀을 갖게 됐다. 이전까지는 역시 지니 갱이 만든 아쿠아 빌딩이 가장 높았다가 바로 옆에 들어선 세인트 레지스 시카고에 이 타이틀을 넘겨 주게 됐다. 아쿠아 빌딩 역시 인근 미시간 호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파도의 모습을 형상화한 건물 외관으로 각종 건축상을 받은 유명 건물이다.  
 
건축적인 아름다움이 특이한 건물이 또 세인트 레지스 시카고다. 시카고 강 북쪽과 그랜트파크 남쪽에서 이 건물을 바라보게 되면 세 개의 튜브가 높이의 차이에 따라 차곡차곡 올라가는 형상을 띄고 있다. 그리고 각 튜브는 우뚝 솟은 게 아니라 꾸불꾸불 올라가고 있다. 외형은 대형 유리로 둘러 쌓여 있는 게 그 색깔이 각각 다르다. 색깔은 청녹색 계열로 모두 여덟가지라고 한다. 건물 최상부 쪽에서는 텅 비어 있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다른 층과 달리 청녹색 유리창으로 덮혀 있지 않아서 쉽게 눈에 들어오는데 이는 초고층 건물에서는 모두 나타나는 흔들림 현상을 줄이기 위해 의도적으로 비워둔 것이라 한다.  
 
시카고 다운타운에서 가장 멋진 스카이라인을 볼 수 있는 뮤지엄 캠퍼스의 애들러 천문대 근처에서 이 건물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미시간 호변의 물 색깔을 그대로 담은 듯한 건물이 주변 건물들과 조화를 이뤄 들어선 것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세인트 레지스 시카고에 가려 1960년대 완공된 이후 시카고 유명 건축물 중 하나로 인정받고 있는 존 행콕 빌딩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 것은 작은 아쉬움이지만.  
 
건물 내부에는 393개 유닛의 콘도와 192개 객실을 갖춘 파이브 스타 호텔이 입주해 있다. 2020년부터 입주를 시작한 콘도는 최소 금액만 100만 달러를 오고 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카고 강과 미시간 호수, 다운타운 곳곳을 전망할 수 있는 100층 높이 건물의 전망은 사진으로만 봐도 감탄을 자아내게 만든다. 물론 고급 식당과 피트니스 시설, 극장, 루프탑 바, 아웃 도어, 인 도어 수영장 시설도 갖추고 있다.  
오성급 호텔인만큼 숙박비도 엄청나다. 하룻밤에 1000달러를 웃도는데 이는 다른 시카고 오성급 호텔과 비교해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참고로 가장 최근에 시카고 다운타운에 오픈한 5성급 호텔은 랭햄 호텔로 각종 호텔 평가 순위에서 최상위권에 자리잡고 있다.  
 
세인트 레지스 시카고에 대해 관심이 있다면 콘도를 구매하거나 호텔에 체크인을 하지 않아도 제대로 알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시카고 강을 운행하는 크루즈에 탑승하면 시카고 건축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가이드로부터 궁금한 사항에 대해 확인할 수 있다. 또 인근 웨커길에 위치한 시카고 건축 센터에서는 수시로 건축 투어를 진행하고 있다. 도보로 하는 투어가 있는 반면 차를 타거나 배를 타고서 할 수 있는 투어도 물론 있다. 이렇게 시카고의 유명 건축물과 마천루에 대해 하나씩 배워갈 수 있다.  
 
세인트 레지스 시카고의 등장으로 시카고의 마천루 리스트에 또 하나의 건물이 올라가게 됐다. 아직 확인은 하지 못했지만 시카고 건축 센터 내에 위치한 시카고 건물 축소 모형에도 세인트 레지스 시카고가 추가돼 있으리라.  
 

Nathan Park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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