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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침에] ‘어머니’는 하나님의 선물

김효남 HCMA 채플린 본부 디렉터

김효남 HCMA 채플린 본부 디렉터

마더스데이를 맞으며 모든 어머니께 큰절을 드리고 싶다. 어머니의 그 사랑을 알지 못해 기쁨을 드리지 못한 기억들이 올해는 더 생각난다. 아마도 실존적 에이징이 주는 천천히, 그리고 반드시 오는 깨우침이리라.      
 
나는 늘 어머니가 장수하지 못하실 것 같아 걱정스러운 마음이었다. 그렇지만 90대 중반까지 여정을 걸어가셨다. 약하지만 강인한 모습과 함께 마음에 새겨주고 가신 건 바로 지혜와 사랑에 대한 신비함이다.  
 
숱한 고생과 도전을 이겨내신 어머니는 아들이요 목사인 나에게 마지막 집례를 부탁하셨다. 그렇게 마음을 다해 보내드린 지 벌써 수년이 지났다. 어머니는 1·4 후퇴 때 고향을 떠나 목회자의 아내로 아버지의 일본 선교에 동행했다. 그 후 다시 캘리포니아에 정착하셨다. 70년대 후반 이민자의 삶을 체험한 분들은 그 어려움과 수고가 상상이 갈 것이다.  
 
필자는 채플린 라운딩을 하면서 특별히 중환자, 장기치료 환자, 그리고 호스피스 예비환자에게 ‘남은 여정 기도 제목 10개’를 작성하라고 한 후 함께 완성하는 시간을 갖는다. 그 중 빠지지 않는 한 가지가 ‘의학적 치료 후에 가능하면 집에서 편안하게 지내다 사랑하는 가족들에 둘러싸여 이 여정을 마치고 작별할 수 있기를’ 미리 기도하는 것이다.  
 
이 기도 제목 10개는 의료 사전 지시서와 함께 환자가 마음의 안정을 갖도록 돕는다. 중요한 것은 불필요한 치료(Futile Treatment)에 남은 시간을 허비하지 않도록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나의 어머니는 이미 오래전부터 가정에서 여생을 보낼 수 있기를 기도하셨다고 한다. 그분은 떠나시기 바로 전날 밤에도 함께 기도하고 새벽녘 주무시다 떠나셨다. 자기 삶의 여정과 사랑하는 자녀를 동시에 바라보는 안목과 지혜가 아닐까.
 
내가 배운 것은 어머니 사랑에 만분의 일이라도 보답하려는 마음이 소중하다는 것이다. 아마 가족 가운데 누가 입원한 적이 있다면 간호사가 ‘페인 스케일(Pain Scale)’ 즉, 현재의 신체적 통증이 0~10 가운데 어디쯤 있는지를 측정하는 것을 보았을 것이다. 환자마다 각기 다른 측정치가 나오겠지만 어느 경우든 7~10 에 이른다면 통증 완화조치를 권하는데 이는 통증이 삶의 질에 막대한 영향을 준다는 것에서 나온 조치다.
 
어머니를 위해 가정에서도 사용 가능한 ‘정서적 페인 스케일 (Emotional Pain Scale)’ 측정하는 방법이 있다. 다양한 질문을 통해 어머니의 현재 정서적 상태를 측정할 수 있다.    
 
질문 일부를 소개하면 ‘어머니, 집에 계실 때 특별히 어떤 감성을 느끼고 싶으세요?’, ‘그 원하시는 느낌을 갖기 위해 무엇을 변경해 볼까요?’ 혹은, ‘어머니, 만약 집에 계실 때 행복과 안정을 느끼고 계신다면 그 느낌을 주는 건 무엇인가요?’, ‘만약 집에 계실 때 외로움을 많이 느낀다면 무엇을 변경해 볼까요?’ 등이다.
 
성서에도 주께서 어머니들의 영혼을 향하여 응답하시는 언약이 있다.  “환난 때에 내가 저와 함께하여 저를 건지고 영화롭게 하리라. 내가 장수함으로 저를 만족케 하며….”
 
하나님의 선물인 어머니들께 위로부터 임하시는 말로 다 할 수 없는 지혜와 사랑, 그리고 위로가 다시 채워지시기를 간구한다. 

김효남 / HCMA 디렉터·미주장신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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