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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명신청자 수용 위해 도로 봉쇄?

뉴욕시, 일부도로에 모듈·조립식 거주시설 검토
라클랜드·오렌지카운티 반대에도 300여명 이송

뉴욕시가 중남미 지역에서 밀려들어오는 망명신청자를 수용할 주거시설을 설치하기 위해 일부 거리와 도로 봉쇄까지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9일 CBS방송이 입수, 보도한 데 따르면 뉴욕시는 불법 입국자를 즉각 추방할 수 있도록 한 정책 ‘타이틀 42’가 만료된 후 망명신청자 수가 급증하는 것을 고려해 길거리에 조립식·모듈형 임시 거주시설을 설치하는 것을 고려 중이다. 뉴욕시는 타이틀42가 만료되면 하루 800명 가량의 망명신청자들이 뉴욕시에 도착할 것으로 파악하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작년부터 텍사스주 등에서 보내온 망명신청자 규모는 6만1000명에 달하는데, 이런 속도라면 다음 회계연도까지 뉴욕시에 들어온 망명신청자 수는 10만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CBS방송이 입수한 시정부 관계자들의 문서에는 “도시 거리에 임시 주거시설을 설치하면 물과 하수도, 전기를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돼 있다. 또 현재 시정부는 조립식·모듈형 소형주택 제조업체와 이미 접촉해 시설에 대해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로컬 제조업체 측은 약 420스퀘어피트 규모의 조립형 주거시설 공급을 예상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뉴욕시는 공립교 체육관도 망명신청자 수용 시설 후보에 올렸다. 주방과 식당, 화장실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학생들도 시설을 이용해야 한다는 점, 장기간 이용할 수 없다는 점은 단점으로 꼽혔다. 이외에 시정부는 각 부처에 공문을 보내 셸터로 쓸 수 있는 공간을 찾으라고 명령했다.
 
한편 뉴욕시는 격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성인 남성 망명신청자 약 300명을 라클랜드 및 오렌지카운티 호텔로 이송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들 지역에선 크게 반대했고, 뉴욕주 1심법원은 ‘해당 카운티가 비상사태를 선포했기 때문에 카운티정부의 허가 없이는 해당 호텔에서 망명신청자를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뉴욕시는 일단 망명신청자를 이송하고, 법적 다툼은 추후 하겠다는 입장이다.  
 
패비언 레비 뉴욕시 대변인은 “라클랜드카운티는 뉴욕시 망명신청자 규모의 1%도 관리할 능력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며 “지난 1년간 뉴욕시가 보여준 인간적이고 자비로운 모습을 조금이라도 함께 보여 달라”고 비난했다.

김은별 기자 kim.eb@koreadailyn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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