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6·25 참전 미군에 수여한 태극무공훈장 의미
한미동맹 70주년을 기념하는 뜻깊은 오찬이 열린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랄프 퍼켓 예비역 육군 대령과 앨머 로이스 윌리엄스 예비역 해군 대령에게 훈장을 친수하고, 한국전쟁 때 전사한 고 발도메로 로페스 중위에게는 조카인 조셉 로페스를 통해 훈장을 추서했다. 윤 대통령은 미군에게 무공훈장을 수여하는 보훈 행보로 첫 테이프를 끊은 것이다.
대한민국 정부가 수여하는 훈장은 12개 종류에 등급별로 총 56개가 있다. 무공훈장은 태극, 을지, 충무, 화랑,인헌까지 5등급이 있고 각 등급은 다시 금성, 은성, 동성으로 분류된다. 그리고 이 훈장은 전시 또는 이에 준하는 비상사태에서 전투에 참여해 혁혁한 무공을 세운 사람에게 수여하는 전공 훈장이다. 물론 최고의 태극훈장은 흔히 죽어서야 타는 무공훈장으로 알려져 생존시 수훈자는 몇 명이 되지 않는다. 수훈의 종류에는 건국, 근정 등 일반인에게 수여하는 것도 있으나 군인이 무공훈장을 명예스럽게 생각하는 이유는 생명을 담보로 했기 때문이다.
퍼켓 대령은 1950년 11월 25일 미 제8군 유격중대 중대장으로 참전해 평안북도 소재 205고지를 6차례에 걸쳐 사수하고 대원들의 목숨을 구했다. 월리엄스 대령은 1952년 11월 적 미그 15기 7대와 교전 끝에 4대를 격추해 지상군을 지원했고, 로페스 중위는 1950년 9월 15일 인천상륙작전 때 수류탄에 몸을 던져 부하들의 희생을 막았다. 이들 미군 수훈자 3명은 전쟁 중 자신의 희생을 감수하면서 아군을 위기에서 구했다는 공통의 수훈이 있다.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위해 헌신한 참전용사들의 희생을 기리고, 한미동맹의 역사적 의미, 그리고 ‘미래로 전진하는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73년 전, 어디에 있는지도 잘 모르는 나라, 세계에서 가장 못사는 가난한 나라, 알지 못하는 나라의 국민과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미국의 희생은 컸다. 아직도 꿈에 그리던 가족 품에 돌아가지 못한 생존 포로와 실종자들을 끝까지 찾아야 할 일이 남아 있다.
전쟁 중 절대 불가능이란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시킨 명 지휘관 맥아더 장군, 중공군의 인해전술로 인한 참모들의 철수 건의에도 전선을 지킨 밴플리트 장군, 마지막 전선인 낙동강 전투의 영웅 백선엽 장군, 특히 부사관 계급으로 전사한 소대장을 대신해 34명의 대원으로 중공군 2개 대대와 싸워 314명을 사살하고 450명을 부상케 해 고지를 사수한 김만술 상사는 후에 육군 소위로 현지임관하여 금성태극 무공훈장과 미 십자성 훈장을 가슴에 달았다. 또 2002년 제2연평해전을 위시해 적의 포격 도발과 천안함 격침, 비무장지대 목함지뢰 도발 등에 맞선 영웅들의 기록을 보면 가슴이 뛴다.
대통령이 방미하는 날, 한미 참전용사 10대 영웅들의 홍보 영상이 서울과 뉴욕에서 “한국전 영웅들의 희생과 헌신을 영원히 기억하겠다”라는 문구와 함께 전광판에 공개됐다. 태극무공훈장이란 승리한 전쟁, 잊어선 안 될 전쟁에서 활약한 영웅의 증표요 최고의 명예다.
이재학 / 6·25참전유공자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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