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16년 만에 최고…5.00%~5.25%
[연준 베이비스텝 단행]
금융 불안에도 인플레 저지
금리 동결 가능성은 열어둬
인하 기대감엔 “부적절” 경계
“은행 부문 건전·회복력 우수”
연준은 3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상향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는 이날 4.75~5.00%에서 5.00~5.25%로 오르게 됐다. 금리는 지난해 3월부터 10회 연속 인상해 2007년 이후 16년 내 최고 수준을 기록 중이다. 연준은 이날 향후 금리 동결 가능성에 대해서는 문을 열어뒀지만 금리 인하에는 선을 그었다.
▶ 베이비스텝 의미=전문가들은 최근 인플레이션이 완만해지고 있다는 지표가 나오고 있지만, 인플레이션이 쉽사리 꺾이지 않아 연준이 3차례 연속 베이비스텝을 밟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준은 성명에서 “최근 몇 달간 일자리 증가는 견고했고, 실업률은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금리 인상의 이유를 밝혔다. 이번 금리 인상에 대해 금융권은 경기침체 우려에도 연준의 최우선 과제는 인플레이션 대응이라는 입장을 반영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연준이 참고하는 주요 물가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지난 3월 전년 동월 대비 4.2%, 전월 대비 0.1% 상승하며 둔화세를 보였다. 그러나 이는 여전히 연준의 목표치인 2%를 크게 웃도는 것이며 인플레이션의 추가적인 장기화를 암시하는 지표로 해석될 수 있다.
▶ 금리 동결 시사=이날 연준은 직전 회의인 지난 3월 성명서에서 밝힌 “추가적인 긴축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하지 않는 것이 의미 있다”고 강조하면서 금리 동결을 시사했다. 이에 시장은 연준이 긴축에 대한 톤을 낮춘 것이며 명확하게 언급하지 않았지만 이번 인상을 끝으로 한동안 상향 조정이 없을 것으로 해석했다.
▶ 피벗 가능성=평소 통화정책에 대해 모호성을 유지해 온 연준이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고, 올해 안에 금리인하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해 금리 인상과 금리 동결에 대한 운신의 폭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우리(FOMC) 위원들은 인플레이션이 빠르게 내려가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를 갖고 있다”며 “(인플레이션 해소에) 시간이 걸릴 것이며 그러한 관측이 대체로 맞는다면 금리 인하는 부적절하다”라고 금리 인하에는 선을 그었다. 또한 그는 “올해 내에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전망하지 않는다”며 시장의 기준금리 하락에 대한 기대감을 경계했다. 이는 곧 피벗(연준의 통화정책의 전환) 가능성이 없다는 의미다.
▶ 금융 불안=연준은 일부 은행 파산으로 야기된 금융시장 불안에 대해서 “미국의 은행 부문 여건이 광범위하게 개선됐다”며 “은행 시스템은 건전하고 회복력이 높으며 강력하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실리콘밸리은행(SVB)과 시그니처은행에 이어 이달 1일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이 도산했지만, 연준은 은행 시스템을 신뢰하고 있으며 금리 인상으로 인한 은행권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다시 한번 확인한 것이다.
▶ 증시 시장 영향=이날 뉴욕증시는 하락으로 마감했다. 이번이 ‘마지막 금리인상’이라는 메시지까지 기대했던 투자자들은 파월 의장의 생각보다 매파(통화긴축 선호)적인 발언에 실망감을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70.29포인트(0.80%) 하락한 3만3414.24에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28.83포인트(0.70%) 내린 4090.75,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55.18포인트(0.46) 떨어진 1만2025.33에 거래를 마쳤다.
우훈식 기자 woo.hoonsik@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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