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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성역 도시’ 정책 부실

작년부터 8100여명 수용 후 예산부족 타령

[로이터]

[로이터]

작년 8월부터 9개월 동안 무려 8000명이 넘는 중남미 출신의 불법입국자들이 시카고로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성역도시’(Sanctuary City)를 자처, 이들을 적극 받아들인 시카고 시는 정책 부재로 추가 예산 최소 5000만달러의 지원을 요구하는 한편 더 이상 이들 불법입국자들을 보내지 말아 달라고 텍사스 주에 요청하는 상황이 됐다. 제대로 된 대책 없이 수용한 후 인근 지자체에 떠넘겨 또 다른 문제를 불러오거나 지역 주민들과의 갈등을 빚은 데 이어 예산 타령만 늘어놓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시카고 시의회는 시 관계자들이 출석한 가운데 지난해 여름부터 시작된 불법입국자 유입 대책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는 8월 1일부터 텍사스 주로부터 시카고에 최소 8100명의 불법입국자들이 유입됐다고 공개됐다. 이들 불법입국자들의 시카고 유입은 지난 가을 정점을 찍은 후 다소 줄어드는 추세였지만 최근 급속도로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연방 정부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국경을 넘어 난민 신청을 하는 경우 이를 막았으나 이 조치가 곧 해제할 것이라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국경을 통해 입국하려는 이들의 숫자가 크게 늘어났으며 이로 인해 시카고로 유입되는 불법입국자들의 숫자 역시 최근 10배 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버스뿐만 아니라 비행기를 타고 오헤어공항으로 들어오는 불법입국자들도 생겼다. 이들은 경찰서 등에 분산 수용됐으며 일부는 공항에서 머물기도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청 관계자들은 시카고로 유입되는 불법입국자들의 숫자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늘어난 불법입국자들의 시카고 유입으로 이미 쉘터는 수용 인원을 넘긴 상태다. 시카고 시는 250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대규모 쉘터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아직 쉘터 확보는 요원한 상태다.  
 
시카고 시는 연방비상재난관리청(FEMA)으로부터 불법입국자들을 위한 예산 550만달러를 받았으나 이는 시가 요구한 1700만달러의 ⅓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일리노이 주정부도 2000만달러를 지원키로 했지만 이는 불법입국자들을 위한 예산의 두 달치에 그치고 있다. 그나마 일리노이 정부는 지난달에 1000만달러를 추가 지원한다고 밝혔지만 앞서 시카고 시청이 요청한 6200만달러의 16% 수준이다.  
 
시카고 시청은 올해 상반기에만 1억2480만달러의 예산이 불법입국자들을 위해 필요하다고 추정하고 있는데 현재 부족분은 5300만달러다. 결국 시의회가 추가 예산을 지원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편 로리 라이트풋 시카고 시장은 최근 그렉 애벗 텍사스 주지사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시카고는 더 이상 망명신청자들을 받아줄 쉼터, 공간, 자원 등이 없다. 그만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이미 국경을 넘기 위해 엄청난 역경을 거친 망명신청자들을 또 수천 마일의 거리에 위치한 도시로 보내는 것은 매우 비인간적인 행동"이라며 "이들을 존중하고 인간답게 대우해주길 바란다"고 주장했지만 부실한 정책에 대한 책임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이와 관련 텍사스 주 엘 파소 오스카 리서 시장은 "다음 주말 최소 1만2000명의 불법입국자가 국경을 넘어 엘 파소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이들을 모두 수용하는 것을 불가능하다.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성역도시들에 지원을 요청하겠다"며 추가로 보내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Nathan Park•Kevin Rho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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