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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고 우는 가족 이야기…공감과 교감의 시간

이민자의 삶과 세대간 소통 담은 ‘미나리’
격동의 시대 겪어온 부모세대 ‘국제시장’
자녀에 희생하는 엄마 일생 ‘수상한 그녀’
‘82년생 김지영’ 남성 위주의 시대 조명

영화

영화

마더스데이를 기념하는 이유 중 하나는 ‘이해와 공감’이다. 자신을 낳아주신 엄마-어머니, 사실 하늘이 내려준 인연이기에 자식은 관심과 사랑을 당연하게 여길 때가 많다. 어디서 무엇을 하고 어떤 말썽을 피워도 돌아갈 수 있는 보금자리. 엄마-어머니다. 하지만 엄마-어머니의 지나온 삶과 이야기를 떠올려보면 막상 생각나는 것이 없다. 엄마-어머니로 불리기 전 한 개인이요 사람 그 자체였다. 영화는 그분들의 삶의 단편을 간접 체험하게 해준다. 마더스데이 우리네 엄마-어머니와 함께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영화를 찾아봤다.  
 
미나리
 
2020년 개봉한 영화 미나리는 미국에 사는 한인이라면 꼭 한번 봐야 할 영화다. 이 영화는 할머니 연기로 호평을 받은 윤여정이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탔고, 영화 자체가 작품상 등 6개 부문 후보로 올라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영화의 힘은 이야기다. 한인 2세 정이삭 감독이 1980년대 아칸소 시골 마을에 정착한 한인 가정을 다룬 이야기다. 부부인 제이콥(스티븐 연역)과 모니카(한예리역)가 캘리포니아에서 이민 정착 실패 후, 아들 데이비드(앨런 김역)와 딸 앤(노엘 조역)과 함께 아칸소 시골 농장을 일구며 재기를 꿈꾸는 내용이다. 순자(윤여정역)가 한국에서 오면서 한인 2세와 외할머니의 교감도 다뤘다.
 


특히 이 영화는 한인 1세대와 2~3세대 모두 미국 땅에 살아온 가족의 이야기를 되돌아보게 해준다. 우리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담았다. 영화를 보기도 전에 많은 코리안 아메리칸이 ‘눈물이 올라와 못 볼 것 같다’고 말하는 이유는 영화를 보면 안다. 한인 이민자 가정의 삶이 미국의 보편적 정서도 일깨운다.  
 
미나리는 우리네 이야기가 할리우드, 미국의 자랑스러운 유산으로 자리매김하게 했다. 한인 1세대 부모를 위한 헌사, 부모님의 사랑과 헌신으로 자라난 2세대의 이야기. 마더스데이를 맞아 온 가족이 함께 보면 … 사랑을 확인할 수 있다.  
 
수상한 그녀
 
흰머리 난 어머니들의 판타지를 보여주는 영화다. 갱년기를 지나면서 ‘왕년의 나’와 ‘지금의 나’를 반추하는 어머니를 볼 때면 대응 방법을 찾기 어렵다. 2014년 개봉한 수상한 그녀는 10년이 다 되도록 추억, 웃음, 감동을 주는 영화로 회자된다.
 
중년 어머니들 카카오톡 프로필을 보면 10~30대 젊은 날의 전성기 시절 사진이 종종 올라온다. ‘나 다시 돌아갈래~!’는 아니지만 강렬한 추억을 소환하고 싶은 바람이다.  
 
영화 속 칠순 할매 오말순(나문희역)은 가족에게 버림받을 위기에 처하자 충격을 받는다. 무작정 집을 나와 방황하던 중 한 사진관에서 영정사진을 찍는다. 삶의 끝자락을 받아들이던 오말순 할매의 삶은 이때부터 극적으로 변한다.
 
스무살 무렵 나이로 변한 오말순, 아니 오두리(심은경역)는 21세기 제2 인생을 즐긴다. 자신을 몰라보는 친구들과 벌이는 좌충우돌 이야기는 웃음을 자아낸다. 새 인생을 살리라 다짐한 오두리지만 결국 아들과 손자를 위해 희생하는 모습에서는 어머니의 사랑을 확인할 수 있다.  
 
내용이 다소 유치할 수 있지만 나문희, 심은경, 박인환, 성동일, 이진욱 등 주·조연의 재미난 연기로 보는 시간이 지루하지 않다.
 
국제시장
 
한국전쟁부터 IMF까지, 1940~1960년대 태어난 세대는 일제강점기, 한국전쟁, 산업화와 민주화, 국가부도까지 온몸으로 견뎌냈다. 이 시기 한국에서 태어난 여성은 부잣집에서 태어나도 교육과 여성 권리를 확보하기 어려웠다. 말 그대로 고생이란 고생은 다 견뎌낸 어머니다.  
 
국제시장은 얼핏 미국의 대표 영화가 된 ‘포레스트 검프’와 이야기 흐름이 비슷하다. 한국 근현대 시대별로 우리네 부모가 겪은 먹고 살기 위한 투쟁, 그 이야기를 고스란히 영화에 담았다.
 
부산을 배경으로 한 영화 속 아버지 덕수(황정민역)는 가진 것 없이 태어나 가족 건사에 평생을 바친다. 서독 광산으로 일하러 떠나 외화를 벌어 한국으로 보냈고, 그곳에서 역시 간호사 출신 영자(김윤진역)를 만나 ‘속도위반’ 덕에 가정을 꾸린다.  
 
가장의 무게를 온전히 짊어진 덕수와 그를 내조하는 영자의 삶은 그 시기를 살아온 모든 부모를 대변한다. 파독 광부와 간호사, 베트남 참전용사는 한인사회와도 깊게 연관돼 있다. 이들 중 상당수가 다시 미국 이민 길에 올라 억척스러운 삶의 의지로 자녀의 미래를 만들어줬다.  
 
국제시장은 한국에서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LA와 뉴욕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억지스러운 이야기라고 치부하기에는 우리네 부모의 삶이 겹쳐 외면하기 힘들다.    
 
82년생 김지영
 
80년대 태어난 신세대 엄마는 산업화와 민주화의 꿀을 그대로 맛본 세대다. 이들은 이전 어머니 세대와 비교해 교육도 잘 받았다. 아버지의 사랑도 ‘딸바보’라는 말처럼 남자 형제보다 예쁨도 더 받았다. 어머니 세대가 볼 때 ‘나의 분신이자 자랑’인 셈이다.
 
80년대생 신세대 여성이 어른이 된 세상은 어떨까. 82년생 김지영은 2000년 이후 한국 여성, 엄마의 삶을 조명한다.
 
1982년생인 지영은 잘 나가는 커리어우먼이다. 남편 대현(공유역)을 만나 사랑에 빠졌고 사랑하는 딸도 낳았다. 하지만 지영도 ‘한국 며느리’란 꼬리표를 떼낼 수 없다. 시시콜콜 간섭하는 시어머니의 모습, 모른 척 착한 남편 역할만 유지하는 대현, 거기에 시누이까지.
 
신세대로 자란 지영도 한국 며느리가 겪는 스트레스를 대물림받은 모습이다. 시댁의 간섭, 직장 내 성차별, 육아의 힘겨움은 아무리 자존감 강한 여성이라도 버티기 힘들다. 영화는 지영의 모습으로 80년대생 여성의 삶과 고민을 보여준다.  
 
이 영화는 베스트셀러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제작됐다. 영화 개봉 당시 페미니즘 논란이 일 정도로 남성과 여성의 평이 나뉜 작품이기도 하다. 마더스데이를 맞아 손녀-엄마-할머니가 각자의 시대와 삶의 가치관을 꺼내볼 수 있는 영화로 손색없다.

김형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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