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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칼럼] 급변 고용시장, 구직 기준도 달라진다

이은영 경제부 부장

이은영 경제부 부장

1935년 매사추세츠주 피바디에서 철도기관사의 아들로 태어나 GE 역사상 최연소 회장에 올라 20년간 회사를 이끈 잭 웰치.  그는 1960년 일리노이대학교에서 화공학 박사 학위를 받고 같은 해 화학 엔지니어로 GE에 첫발을 들인 후 1972년 부사장, 7년 뒤에는 부회장에 올랐다.  
 
1981년 45세의 잭 웰치가 회장이 된 후 GE는 완전히 새로운 조직으로 거듭나기 시작했다. 그는 6시그마, 세계화, E 비즈니스 등의 전략을 통해 GE를 세계 최고 기업으로 우뚝 세웠다. 잭 웰치 회장의 GE 성공신화에서 ‘구조조정’은 뺄 수 없는 핵심 요소이다. 그는 ‘고쳐라. 매각하라, 아니면 폐쇄하라’라는 전략을 통해 직원 10만 명 이상을 해고하는 등 구조조정에 올인했다. 잭 웰치 회장 취임 당시 40만 명이었던 직원 수는 퇴임 때 31만 명으로 줄었다.  
 
웰치 회장은 ‘중성자 폭탄 잭’이라는 별명처럼 정리해고 등 비용절감을 우선시하는 경영으로 일관했다. 그가 GE에서 보여준 효율 및 비용절감 우선 ‘구조조정 경영’은 지금도 미 기업문화에 깔린 한 주축이다.
 
올해 들어 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으로 경기가 불확실성의 사이클에 진입하면서 기업들이 가장 먼저 실행한 선제 대응책 역시 구조조정이다. 연초 빅 테크 기업에서 시작된 감원 칼바람이 산업 전반에 불고 있다. 빅 테크 기업들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특수를 누리며 채용을 대폭 늘리는 등 덩치를 키웠다. 하지만 40년 만에 정점을 찍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가파른 금리인상으로 경기침체 우려와 함께 불확실성이 커지자 다시 앞다퉈 규모 줄이기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지난 1분기 주요 기업들이 발표한 해고 직원 숫자는 30만 명에 육박한다. 이중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구글, 메타 등 빅 테크 기업이 38%나 차지한다. 여기서 끝난 게 아니다.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에 이어 아마존이 추가 해고에 나섰다. 빅 테크 기업들의 2차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대기업들의 대규모 감원 한파가 금융계를 넘어 최근에는 제조업 분야로 본격 확산되는 양상을 보인다. 타이어 업체  ‘굿이어 타이어 앤드 러버’는 500여 명을 해고할 계획이다. 콘텐트 제국 디즈니도 직원 7000명 정리 해고를 포함해 50억 달러가 넘는 구조조정 작업에 착수했다. 의류회사 갭은 비용 절감과 경영 개선을 위한 기업 구조조정의 목적으로 1800명의 정리해고를 발표했다.  
 
미국 경제는 경기 침체 우려가 컸던 코로나 19 때에도 보란 듯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이제는 성장 둔화를 겪고 있다. 높은 기준금리가 기업의 비용 증가와 매출 약화를 낳고 이는 해고로 이어지고 있다. 기업들이 신규 채용이나 임금 인상을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한다면 광범위한 정리해고 없이도 노동시장을 냉각시킬 수 있지만 지금은 그런 상황이 아니다.
 
불과 1년 전만해도 기업들은 대퇴직으로 몸살을 앓았다. 재작년부터 시작된 ‘대퇴직’, 즉 근로여건이나 급여가 더 좋은 새 직장으로 옮기기 위해 기존 직장에 사표를 내는 추세가 시작됐다. 2022년은 본격적인 ‘대퇴직의 해’였다. 구인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고용주들은 수십 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임금을 올렸다. 팬데믹이 가져다준 원격근무도 불을 붙였다.
 
팬데믹을 거치며 대퇴직에 이은 대량 해고사태 등 구직시장의 급격한 변화는 근로자들의 취업에 대한 태도에도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파트타임 근무를 선택하는 근로자 수도 증가하고 있다. 특히 자발적 시간제 근로자 수가 대폭 늘었다. 이에 기업들은 직접적인 해고 대신 재택근무 폐지, 직원 재배치, 직무평가 강화 등의 방식을 추진 중이다.  
 
고용시장이 시시각각 급변하는 상황이라 고용주들의 직원 채용 결정에도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은영 / 경제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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