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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9 ‘포스트 트라우마 센터’ 세운다

31주년 맞아 전문가들 추진
예방 및 치료 프로그램 운영
폭동 피해자 사연도 모집중

“그날, 그때를 기억하는 건 여러분들뿐입니다. 목소리를 내주세요.”
 
LA한인타운을 유린한 4·29폭동이 일어난 지 벌써 31년이 지났다. 그러나 크리스토퍼 HK 리 다큐영화 감독은 매년 나오는 폭동 이야기에 회의감이 들었다. 미래를 위한 포부는 없이 과거의 아픔에 멈춘 것은 답이 아니라고 느꼈다.  
 
26일 리 감독은 “4·29폭동에 관한 책들도 많고 3000여건의 상담 자료도 있지만 모든 게 다 그저 기록일 뿐”이라며 “그걸로 끝내선 안 된다고 생각했다. 해답이 없으면 이런 상황은 또 반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리 감독은 조만철 정신과 전문의, 폴 이 작가와 함께 아이디어를 냈다. 한인사회에 ‘포스트 트라우마 연구센터(이하 연구센터)’를 설립하자는 것이다.  
 


조만철 전문의는 폭동 당시 500여명의 피해자를 상담한 5명의 정신과 전문의 중 한 명이며, 이 작가는 폭동의 도화선이 된 ‘두순자 사건’의 통역관으로 활약했다.  
 
포스트 트라우마 연구센터는 미주 한인사회에서 발생하는 여러 재난과 그로 인한 피해자들을 상담하고 전문가들과 협업해 사회적·범죄학적·심리학적 연구를 통해 예방 및 치료 프로그램을 이어나가는 것이 목적이다.  
 
리 감독은 “LA폭동은 1965년 와츠(Watts) 폭동 당시 이미 예고된 일이었다는 전문가들의 견해가 있다”며 “남 탓만 하며 보상받는 것에 치중해선 안 된다. 미래를 예방하지 않는다면 재난은 되풀이될 것이다. 우리의 후손들의 미래를 위해 4·29폭동 피해자들은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정신적인 피해에서 가장 도움이 되는 건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공유의 힘이 크다”며 “본인이 아닌 내 아버지, 어머니의 이야기도 좋다. 얼마든지 나눠달라”고 독려했다.  
 
이들은 피해자들의 사연을 기록한 책과 다큐멘터리 영상을 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리 감독은 “오는 2024년쯤 관련 다큐 영화가 개봉할 예정”이라고 전망했다.  
 
4·29폭동과 관련해 사연을 접수할 한인들은 조만철 박사(310-713-8382)나 크리스토퍼 리 감독(213-925-3003)에게 연락하면 된다.
 
한편, ABC7뉴스는 25일 한인 부부가 운영하는 잉글우드 지역 ‘S&H 리커스토어’의 4·29폭동 극복 스토리를 전했다. 피해 업주인 서성호·경옥 부부는 끝까지 가게를 포기하지 않았고 지금까지 30년 넘게 업소를 운영하고 있다.  
 
이들 부부와 흑인 직원 리차드 힉스의 끈끈한 우정은 지역 사회에서도 알려지면서 지난해 이들의 얼굴을 그린 벽화가 제작되기도 했다. 〈본지 2022년 4월 29일 자 A1면〉  
 
피해 업주의 아들인 폴 서는 가주법무부 차관 검사(deputy attorney general)이자 랜초팔로스버디스 시의원이다.
 
그는 “부모님은 절대 분개하지 않았다. 부모님은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이해했고 누구도 비난하지 않았다”며 “이제 우리는 이야기를 할 수 있는 힘이 있다. 그때 일어난 일뿐만 아니라 지금 일어나는 모든 일과 그 결과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장수아 jang.suah@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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