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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세계는 지금 총성 없는 전쟁 중

이재학 6.25참전동우회

이재학 6.25참전동우회

미국 정보기관들이 동맹국들의 외교·안보 라인을 도청한 내용이 담긴 문서들이 유출되면서 한국 정치권에서도 큰 논란이 됐다. 유출 문서에는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한국 국가안보실 고위 당국자들이 나눈 민감한 대화 내용까지 담겨 있어 그 불똥이 대통령실까지 튀었다. 이에 한국 정부는 한미 동맹을 이간하려는 특정 세력의 의도가 있을 수도 있다는 불편한 논평을 내놓기도 했다.  
 
세계는 지금 총성 없는 정보전쟁 중이다. 제1차 세계대전부터 2차 대전을 지나 지금의 사이버 전쟁까지 치열한 전쟁의 승패를 가른 것은 정보였다.  
 
모름지기 국가 사이의 정보 전쟁에는 우방도 동맹도 없다. 이는 정보 세계의 상식이며 공공연한 비밀이다. 그래서 자국의 안보를 위해 첩보수집과 방첩보안 등의 임무를 맡은 국가 기관이 존재하고 정보원들도 활동하고 있다. 바로 영화나 소설 등에서 자주 다루는 소재다.  
 
정보전쟁에서의 승리로 국가적 사건이 해결되기도 한다.  한국의 6·25 전쟁 당시불리하던 전세를 완전히 뒤집은 것은 인천상륙작전의 성공이었다. 그리고 전사에 따르면 인천상륙작전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인천 월미도의 등대점화 관련 정보였다.  
 
국가가 존재하는 한 정보 활동은 계속될 것이다. 현실에서 중요한 것은 도청의 옳고 그름이 아니라 앞으로도 도청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런 전제 아래 도청을 당하지 않도록 역량을 강화하고, 반면 우리는 상대를 도청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정보전쟁에서 승리하는 길이다.  
 
중국 삼국시대(220~280년) 적벽전은 천하를 삼분한 대전이었다. 삼국지의 백미로 꼽히는 적벽대전은 미인계, 연환계 등 정보전의 승리를 그렸다. 적의 정보를 알면 전쟁에서 우위를 선점한다는 것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천고의 진리다.  
 
현대전에선 물리적 전쟁뿐 아니라 국가안보, 경제, 사이버전에서도 정보는 반드시 보유해야 할 실체 없는 총알이다. 자국 정보 보안과 타국 정보 수집을 통해 불리한 여건에서도 상대의 속셈을 읽는다면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게 불변의 원칙이다.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미국 정보기관은 국가정보국(DNI)을 필두로 중앙정보국(CIA), 국가안보국(NSA), 국방정보국(DIA), 연방수사국(FBI) 등 총 16개 기관에 달한다. 이 가운데 8개 기관은 국방부에 속해 활동한다.  
 
냉전 시대에는 옛 소련의 국가보안위원회(KGB)가 CIA에 맞서는 정보력을 자랑하기도 했지만 지금의 CIA는 전 세계에 상대가 없을 정도로 막강한 정보 수집 능력을 자랑한다.  우방국 통신망까지 도청하는 미국의 정보수집 역량은 ‘세계 경찰국’을 넘어 가히 ‘세계 감시국’이란 말이 나올 만큼 엄청나다. 미국의 정보기관은 세계 각국의 정보를 손아귀에 넣고 동서남북으로 신출귀몰한다.  
 
세계 2차 대전 당시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를 겪은 유대인들은 정보는 곧 생존이라는 것을 실감했다. 이스라엘 건국 후 정보 수집 역량을 강화한 것도 이런 이유다.  
 
정보통신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시긴트(signal Intelligence)라 일컫는 정보 수집 수단이 주목받고 있다. 이는 통신 도청이나 전파 탐지로 정보수집 활동을 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시긴트 정보 수집 방법은 대외 군사적 목적으로 주로 활용된다고 보는 게 맞는다는 생각이 든다.  
 
손자병법에 ‘지피지기(知彼知己)는 백전백승(百戰百勝)’이라는 말이 있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 백번 이긴다’는 말이다. 절대 잊지 말아야 할 군사 전략의 교훈이다.  

이재학 / 6·25참전유공자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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