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글마당] 축제

이른 새벽 봄을 낚는 그물에
 
기장 앞바다가 걸려있다
 
먹이사슬 맨 아래 천적을 피해 떼 지어 다니던
 
멸치의 꿈은 푸른 등을 타고 솟아오르고
 


그물 터는 어부들의 입장단에 축제는 시작된다
 
 
 
쌍끌이 어선 속 방수 우비에
 
지친 속내 감추고 겨우내 시름을 털어내면
 
끝내 움켜쥘 수 없는 것은 그물망을 빠져나가고
 
수명을 살아내지 못한 멸치는 창공을 향하여
 
투명한 비늘에 빛을 모아 꿈을 산란한다
 
 
 
집어등의 빛을 향해 봄 바다를 날다가
 
그물에서 털어지자마자 순간을 날고
 
일순에 지는 봄꽃인양 멸해서 멸치다
 
부두 횟집 손님 혀끝에 핀 은백의 개나리는
 
산란의 꿈을 이식한다
 
 
 
*대한민국 멸치어획고의 60%를 차지하는 부산 기장군은 봄에 멸치 축제를 연다.

최양숙 / 시인·뉴욕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