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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액션] 서류미비자와 납세자 번호

미국에서 영주권이나 시민권이 없이 살아가는 서류미비자도 세금은 낼 수 있다. 1996년부터 국세청이 ‘납세자 번호(ITIN)’ 제도를 만들어 세금을 걷는다. 연방법은 신분과 관계없이 모든 수입이 있는 사람은 세금을 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얼마나 많은 서류미비자들이 납세자 번호로 세금을 내고 있을까? 2015년 통계에 따르면 연방 세금 236억 달러를 냈다. 그리고 고용세와 메디케어 세금만 55억 달러에 이른다. 서류미비자들은 자신들이 받는 혜택은 전혀 없으면서 이처럼 세금을 내며 미국의 메디케어와 연금 예산에 막대한 돈을 보태고 있다. 주와 지방 정부에 내는 세금도 연간 110억7400만 달러나 된다. 서류미비자들은 물론 주정부가 제공하는 세금 크레딧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민자 권익 단체들은 서류미비자들이 납세자 번호를 받아 세금을 내는 것을 권장한다. 납세자 번호로 은행 계좌를 열고, 자동차와 모기지 융자 등을 받을 수 있다. 체납 임금도 받을 권리가 생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만에 하나 앞으로 서류미비자 합법화 법이 제정돼 합법 이민 신청을 할 때 세금을 납부해왔으면 심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세금 납부 기록은 미국 체류 기간 중의 수입과 거주 기간을 증명하는 가장 좋은 길이다. 또 이민 심사의 한 기준인 ‘훌륭한 도덕성’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을 자료가 된다. 국세청은 세금을 받기 위해 번호 소지자의 신분을 철저히 보호해 주기 때문에 추방되는 경우도 없다. 납세자 번호로 세금을 내다가 소셜시큐리티번호를 받게 되면 과거 납부 실적을 이어받을 수 있다.
 
납세자 번호는 세금 보고를 할 때만 받을 수 있다. 신청 양식(W-7)을 작성해 제출하면 된다. 그런데 납세자 번호를 신청할 때는 세금 보고를 반드시 서면으로 해야 한다. 전자 신고가 불가능하다.
 


그리고 납세자 번호를 신청할 때는 자신의 외국인 신분을 증명해야 하므로 여권이 필요하다. 운전면허증도 사용할 수 있지만 외국인증명은 못 하기 때문에 국무부 발급 비자 등 다른 서류가 필요하다. 부양가족은 의료 기록(6세 미만), 학교 기록(18세 미만), 18세 이상은 렌트 계약서, 은행 스테이트먼트, 유틸리티 고지서 등과 함께 거주지를 밝혀야 한다. 한때는 납세자 번호 발급에 1년까지 걸린 때도 있었지만 현재는 9~11주 정도다.
 
민권센터가 속해 있는 전국 한인 권익단체 ‘미주한인봉사교육단체협의회’는 서류미비자들이 납세자 번호를 더욱 손쉽게 받을 수 있도록 연방정부에 청원 운동을 펼치고 있다. 납세자 번호 대책위원회를 신설해 시스템 현대화를 꾀하고, 납세자 번호의 온라인 신청을 허용하고, 세금 보고를 완전히 하지 않아도 번호는 받을 수 있도록 조치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 영어 구사가 힘든 이민자들을 위한 언어 지원도 촉구한다. 서류미비자들의 세금 납부를 도와주는 기관들이 더 많이 늘어날 수 있도록 도움도 줘야 한다.
 
합법 신분도 없는데 왜 세금을 내야 하냐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수십년간 서류미비자 합법화를 촉구하고 있는 가운데 세금을 낸다는 사실은 가장 큰 무기가 될 수 있다. 서류미비자들이 세금을 내며 미국 경제에 기여하고 있다고 널리 알릴 수 있어야 한다.

김갑송 / 민권센터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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