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무실 988<자살방지 핫라인>'…대응팀 연결에 '수 시간'
전화 대기 길고 대처 미흡
전문팀 구성도 '정체 상태'
핫라인 대신 경찰에 신고
LA타임스는 988과 관련해 LA카운티의 정신과 응급 전문 서비스팀 개설은 핫라인 설치 8개월이 넘도록 제대로 실현되지 않았다고 13일 보도했다.
988은 지난해 7월 가동됐다. 당시 LA카운티정신건강국은 988 가동을 알리면서 “위기 상황에서 988과 연결될 수 있는 전문화된 모바일 위기 대응팀을 구성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매체는 “988 핫라인 상담원은 위기 상황이 발생했을 때 정신 건강국 직원을 직접 파견할 수 있는 권리가 없다”며 “게다가 카운티 정신 건강국 직원들에게 연결이 된다 해도 응급 서비스가 필요한 신고자에게 응답하기까지 4시간 이상 걸리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다 보니 현장에서는 자살방지 핫라인보다 경찰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마 지역에서 정신 질환자 수용 센터를 운영하는 샘 블레이크 디렉터는 “988에 연락해봐도 대응팀이 나타나기까지는 4~6시간 정도 걸리거나 전혀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며 “우리는 환자의 폭력적인 행동을 멈추게 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경찰에게 신고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LA타임스는 “LA카운티는 988 개설 전부터 시스템을 바꾸기 위해 정신과 전문의와 훈련받은 비무장 경관이 팀을 이루어 대응하는 전문팀을 배치한 적도 있다”며 “반면 LA경찰국 노조는 지난 3월 정신 건강 관련 신고에 더는 응답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고 전했다.
카운티 당국은 988 개설과 함께 법 집행 기관이 아닌 민간 중심으로 시스템을 개편하려 했지만, 대응팀 구성이 쉽지 않고 상황의 심각성 등을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 불분명해 여의치 않다는 주장이다.
이런 상황에서 988에 대한 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연방정부는 10억 달러에 가까운 예산을 투입하고 있지만 LA카운티의 대응팀 구성은 정체돼 있다.
LA정신건강국 리사 웡 국장은 “1000만 명의 LA카운티 인구 규모를 봤을 때 적어도 138개의 대응팀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LA카운티 정부는 올해 말까지 60개 팀으로 확장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대응팀 구성의 장애물로 인력난까지 더해지고 있다. LA정신건강국 미리암 브라운 응급대응팀 부국장은 “코로나 이후 많은 치료사가 원격 의료로 전환하면서 현장 직원을 채용하는 것이 어려운 상태”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LA카운티 수퍼바이저위원회도 이달 초부터 채용 확대를 위해 추가 인센티브 지급을 위한 파일럿 프로그램 시행을 추진하고 있다.
한편, 988은 핫라인뿐 아니라 온라인 채팅(988lifeline.org/chat)도 제공하고 있다. 한국어 서비스도 있다. 상담은 전문 교육을 받은 위기 상담원이 맡고 있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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